서울 노원구 불암산 자락의 조그만 연립주택 다락방에 있는 화실을 찾았을 때 그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만화 삼국지를 그리고 있었다. 수상소감을 묻자 그는 “상금(700만원)이 있는 상을 받은 것은 만화계 입문 30년만에 처음이네요”라며 쑥쓰럽다는 듯 웃었다.
이씨는 내년말까지 만화 삼국지를 단행본 10권으로 묶어 내기 위해서는 ‘미친듯이 열심히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30년동안 단행물을 1 5권 밖에 펴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작’에 속한다.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고 주위 여건도 좋아서 지금이 아니면 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무리를 하고 있다는 것.
그는 또 삼국지 후속으로 ‘방울이’라는 제목의 어린이용 판타지 작품을 그려볼 생각이다. 한 소년과 고대 청동거울 속에 갇혀있던 ‘방울이’가 만나면서 시공을 넘나드는 모험을 벌이는 얘기. 일본의 ‘도라에몽’이나 김수정씨의 ‘둘리’처럼 어린이의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는 것이다.
“저보고 ‘리얼리즘’ 작가라고 하는데 그건 평론가들의 얘기고 저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할 뿐이예요. ‘방울이’를 통해 또다른 만화의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습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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