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프랑스만화 '이비쿠스' '섬' 나왔다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9시 03분


뚱뚱한 집시 노파가 가난뱅이 회계원에게 이렇게 예언한다. “당신은 형제가 형제를 죽일 때 큰 부자가 될 것이다.…그리고 당신은 ‘이비쿠스’(말하는 해골)가 될 것이다.”

주인공의 운명을 강하게 암시하는 첫 장면이 인상적인 프랑스 만화 ‘이비쿠스’(현문코믹스·사진)가 최근 출간됐다. ‘이비쿠스’는 올해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제에서 최고작품상을 수상하고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만화부문 판매 10위 이내에 꾸준히 들었을 정도로 작품성과 상업성에서 모두 인정받은 작품.

‘이비쿠스’는 1917년 러시아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인공 시메온이 우연과 계략을 통해 부유한 백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은 용케 음모와 죽을 고비를 넘나들며 성공하지만 돈 섹스 마약 술 도박으로 파멸해간다.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회색톤의 색조, 흐릿한 윤곽선, 그로데스크한 인물 형태 등이 파멸하는 인간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을 번역한 이재경씨는 “에이젠슈체인의 영화적 기법과 표현주의파의 그림 스타일을 적용해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다”며 “만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또 94년 앙굴렘 만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어 작품상을 수상한 ‘섬’도 동시 출간됐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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