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졸라이후 지식인의 사회참여가 당연시된 프랑스에서 이 인터뷰는 상당한 파문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다. 오늘날 이 땅의 지식인들에게도 그런 모습이 보인다. 나는 우리 지식인들을 그들이 싫어하는 연예인에 빗대고 싶다. 차라리 연예인들은 솔직하다.
스타가 되어 돈많이 벌고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하고 싶다고 액면 그대로 말하니 말이다. 이에 비해 지식인들은 솔직하지 못하다. 푸코가 지적했듯이 어느 시대고 지식과 권력이 한 묶음 아닌 적이 없었음에도 권력에 거리두기를 하는 것처럼 눈속임하면서 대중을 현혹하고 배타적 지위를 향유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권력지향적인 우파지식인뿐만 아니라 흔히 진보적이었다는 사람들이 이러한 흐름에 복무하고자 꽤나 노력하고 있다.
80년대 정권과 재벌의 친위대 역할을 하던 보수언론들이 얼마전부터 남는 지면들을 진보인사들에게 할애하며 구애활동을 벌이고 진보인사들은 기꺼이 화답하는 추세에 있다.
한 예로 모재벌신문이 막대한 돈을 들여 북한 방문프로그램을 만들자 유명 진보인사들이 북한지역 문화유산을 속속들이 답사하고 S그룹총수 부인이 운영하는 미술관의 대북사업에 일조를 하더니 얼마전에는 민족운동진영의 모 소설가가 극우신문 C일보가 큰 상금과 함께 수여한 문학상을 받고 득의양양하기도 했다.
물론 사회가 민주화과정에 있고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신문에 그들의 기사가 지면을 장식하는 것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기에 크게 폄하할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의 모습들이 그다지 아름다워 보이지는 않는다. 드브레가 말하는 것처럼 그들은 스타주의에 빠져있는 듯 보인다. 오랫동안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고생했는데 주어진 기회를 활용해 한꺼번에 보상받으려는 것일까.
권력에 소외되어 어쩔수없이 민주화운동을 하다 정권을 잡은 YS와 DJ의 가신들 또는 그들과 감옥생활을 한 민주인사들이 정권언저리에서 제 몫챙기기에 급급한 것처럼.
앞으로 스타주의를 경계해야 할 곳이 시민운동이다. 시민운동이 그 동반자인 언론에 의해 부풀려 지고 사회내 영향력이 커지는 과정에서 시민운동에도 몇몇 스타들이 만들어졌다.
그 와중에 여대생 성추문사건과 사외이사문제, 뇌물수수등으로 나타났고 며칠전에는 진보인사들의 성추행 폭로문건이 터지면서 시민사회운동에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권력의 부패가 심화되고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그래도 기대를 거는 곳은 시민운동이다.
아직도 시민운동이 가야할 길은 멀고 험난한데 시민운동마저 스타주의에 빠진다면 시민들이 말할 것이다.
"당신들도 이제는 무대에서 내려오시오"
백찬홍/시민운동정보센터 사무국장 magicpuff@orgi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