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사의 <드래곤 볼>, 시공사의 <풀 어헤드 코코>, 대원문화사의 <바스타드> 등 대표적 판타지 액션 만화들을 필두로, <데스티니>, <아스피린> 등의 신작 단행본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TV로도 방영돼 캐릭터의 인지도를 높인 <드래곤 볼>(아키라 토리야마 지음)은 손오공이 7개의 용구슬을 모으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용신(龍神)의 전설을 믿고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판타지라는 장르에 걸맞게 황당무계한 스토리가 주종을 이루지만 마법과 도술, 권법들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전개해 현재 13권까지 나온 상태다.
<풀 어헤드 코코>(히데유키 요네하라 지음)는 '해적'이 판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만화. 힘이 넘치는 그림체와 속도감 있는 스토리가 돋보이며, 바이킹들이 타고 다니는 화려한 해적선들도 볼만하다. 철저한 허구성과 개성이 넘치는 상상력은 판타지 만화의 필수요건. 이런 내적 요건을 두루 갖춘 <풀 어헤드 코코>는 외적으로도 화려한 색채를 사용,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바스타드>는 피와 강철이 판을 치는 마법의 시대를 평정하기 위해 부활한 마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신화적 설정과 장치가 하나의 틀 속에 잘 녹아들어가 판타지 만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최근 1권이 단행본으로 출간된 <데스티니>(시공사 펴냄·노명희 글그림)는 마법사이자 예언자인 유리엘 여왕과 그의 아들인 왕자 브레스, 그리고 과거의 사랑이었던 키안이 운명의 상대 '데스티니'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만화. 이 만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은 불사조 같은 존재지만 애정이나 증오 등의 인간적인 감정에 휘둘리는 나약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재 학산문화사의 잡지 <부킹>에 연재중인 <아스피린>은 보기 드물게 토종적인 소재를 택한 판타지 만화로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개구장이 왕 단군이 망가뜨린 수정구슬을 깨뜨렸다는 오해를 받은 온달이 수정구슬에 봉인되어 있던 사방신들을 잡으러 떠나는 모험담이 이 작품의 기둥 줄거리. 유럽 신화를 근거로 삼은 다른 판타지물들과 달리 온달, 해모수, 단군 등 우리 나라 전설의 주인공이 등장해 흥미롭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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