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9단>은 일본 정치를 둘러싼 파벌들 간의 권력다툼을 유능한 비즈니스맨 '카지 류우스케'라는 인물을 내세워 철저히 분석한 성인극화로 작가의 정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돋보이는 작품.
이번 18권에서는 류우스케가 주변 정치세력과 담합 또는 분리를 선언한 뒤 정치가로서 새로운 길을 따를 것을 다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세력 간의 이해득실과 권력 암투속에서 '바람직한 정치가상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이 작품은 그동안 일본의 군국주의, 자위대 문제, 미·일 안보조약 등 현실적인 정치문제를 건드려 왔다.
카지 류우스케는 직장에서 출세 가도를 달리다가 국회의원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새로운 인생의 전기를 맞게 된다.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샐러리맨에서 국회의원으로, 또 총리의 자리에까지 오르면서 정치적 입지를 굳히게 된 것.
작가는 치밀하고 강단있는 류우스케를 통해 "정치인이 가져야 할 최우선 가치는 청렴함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준다. 청렴함 대신 일본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심각한 불신이나, 비자금과 관련된 스캔들이라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정치인이 어떻게 그것을 융통성 있게 풀어내는가'에 더 초점을 맞춘다. 정치인이라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등 대담함이나 결단력 등이 필요하다는 것.
작품 서두에 "한국과 일본의 정치가 많은 연관성이 있다"고 밝힌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직접 판문점 취재에 나서기도 했다. <정치 9단>은 앞으로 일본의 방위문제와 함께 동북아시아의 평화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