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교과서 통과시킨 듯…14일 검정소위 심의

  • 입력 2001년 3월 15일 18시 36분


일본 정부가 2002학년도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대한 검정합격 여부를 이 달 말 결론지을 예정인 가운데 문부과학성의 도서검정조사심의회가 14일 역사교과서분과 소위를 열어 검정교과서에 대한 심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외교소식통은 15일 “심의회의 전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14일 분과 소위가 열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과 소위가 16일 개최될 것이라는 설도 있다.

이 소식통은 “분과 소위의 의견은 도서검정조사심의회 사회과부회와 이 달 말 열릴 전체회의를 거쳐 최종 결론으로 종합된다”고 말했다.

도서검정조사심의회의 전체 인원은 130여명이며 역사소위에는 10명이 소속돼 있으나 최종 검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 개최사실과 논의내용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한편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문부과학상은 15일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집필한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최초 신청본은 불합격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도쿄(東京)를 방문 중인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비록 최초 신청본에 대한 언급이긴 하지만 일본 정부가 이 교과서의 문제점을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마치무라 문부과학상은 “그간의 검토 결과에 따라 지난해 말 이 교과서의 100여군데에 대해 검정의견을 냈고 집필자가 2월 말에 수정판을 제출했다”며 “이 달 말에 합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최초 신청본에는 상당히 문제가 많았으나 대폭 수정을 했기 때문에 합격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사연구회 역사학연구회 등 일본의 역사연구 관련 8개 단체는 15일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집필한 중학교 역사교과서가 교육현장에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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