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뉴스]사립대생 등록금 현물 납부투쟁 줄이어

  • 입력 2001년 3월 29일 19시 05분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등록금인상 반대 투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에서 동전·현물납부 등 '이색 등록금 투쟁'이 잇따라 눈길을 끌고 있다.

원광대 한의대 학생회는 29일 등록금 납부 마감일인 이날 오후 1910만원에 달하는 학생 10명의 등록금을 10원·50원·100원·500원짜리 동전이 담긴 부대 50여개를 대학본관 2층 경리과에 냈다.

한의대 학생회는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기 위해 등록금을 동전으로 내기로 하고 은행과 농협 등 금융기관을 돌며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었다.

학생회 관계자는 "학교측이 한의대 학생회와 상의없이 등록금을 일방적으로 신입생은 4%, 재학생은 3%를 각각 인상했다"며 "이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동전으로 등록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등 서울지역 대학생 30여명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교육부) 정문 앞에서 고등어, 강냉이, 계란 등의 물품을 들고 나와 '교육재정 확보'와 '등록금 인상반대'를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날 참가한 학생들은 '동생이 먹던 라면' '어머니가 주신 고등어' '쓰다남은 모니터' 등을 들고 교육부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시민들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학생들이 나눠주는 유인물을 주의깊게 읽고는 학생들의 '기획성 시위'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 22일 도서관 앞에서 학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측의 7.5% 등록금 인상안에 반대하며 본관 재무처로 돼지, 닭, 고등어, TV, 사무용품 등을 들고가 "비싼 등록금을 낼 수 없으니 현물로 받으라"며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부경대와 동의대는 각각 지난달 15일과 21일 등록금을 대신해 개·닭·돼지·오리 등을 학교측에 납부하는 이색 투쟁을 전개했으며 경희대 학생 400여명도 14일 등록금 인상반대 결의대회를 마친 뒤 등록금 대신 현물 200여점과 돼지·닭을 본관으로 가져갔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지난 22일 대학본관 앞에서 학부모·학생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등록금 인상 항의집회를 갖고 학부모들의 탄원서 545장을 모아 교육부로 보냈다.

해마다 점거농성 일색의 등록금 투쟁의 방식이 이색적이고 다양해지자, 대학측 관계자는 "과격한 것보다는 낫다"면서도 '처치 곤란한' 현물납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사진 유뉴스 제공)

최건일/동아닷컴 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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