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윤태현 박사(37·사진)가 당당하게 밝히는 포부다. 거창하지만 결코 허풍이 아니다. 최근 과학기술부로부터 창의적 연구과제에 선정돼 2010년까지 연구비 걱정없이 한우물만 팔 수 있게 됐다.
“현재 가장 정확한 시계는 TV방송에도 사용되는 세슘원자시계입니다. 1X10-14초까지 잴 수 있죠. 광(光)시계는 이보다 100배 더 정확합니다. 1X10-16초까지 잴 수 있어요.”
세슘 시계에서 1초는 세슘 원자가 92억번 진동하는 시간이다. 이 숫자는 세슘 원자의 고유진동수. 윤 박사는 세슘 원자 대신 은 원자를 사용해 시계를 만든다. 은 원자의 고유 진동수가 450조번이나 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정확한 시계를 만들 수 있다. 윤 박사는 ‘팸토초 모드록 레이저’라는 특정한 빛을 내는 레이저를 개발해 이 빛을 은 원자에 쏘여 광시계를 만들 계획이다.
“광시계는 광통신에 필수적입니다. 태양계 바깥으로 나가는 우주선이나 차세대 광통신이 상용화되려면 세슘시계보다 더 정확한 시계가 필요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광시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의 영역에 한발짝 더 들어서는 것같아 흥분됩니다.”
윤 박사는 미국의 질라(JILA)연구소와 같이 일하면서 광시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질라연구소는 지난해 칼슘 원자를 이용해 광시계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벌써 질라연구소나 독일의 막스프랑크연구소가 광시계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이들과 비교하면 1년 정도 늦기는 했어요. 그러나 500년전 장영실이 세상에서 제일 정확한 해시계를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제가 그들을 따라잡아 먼저 광시계를 만들겠습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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