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집 옥상엔 웹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을 24시간 감시하기 위한 것. 일출과 일몰 등 울릉도의 자연절경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묻고 답하기’ 코너도 울릉도닷컴이 자랑하는 메뉴. 그는 PC 앞을 하루 10∼12시간 지키고 앉아 육지사람들의 궁금증을 그때그때 풀어준다.
울릉도에 인터넷의 물결이 몰아닥친 건 지난해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이뤄지면서. 그의 비디오 대여점도 변화의 영향을 받지않을 수 없었다.
“손님이 쪼매씩 줄더라꼬요. 특히 에로비디오 찾는 사람들이 뜸해지고요. 뭔일인가 싶었더니 집에서 인터넷 영화사이트에 들어가는 거니더. 극장 없는 울릉도에서 방금 들어온 신프로를 ‘다 봤다’고 으스대는 사람도 있고…. 참, 컴퓨터 없는 사람들은 PC방에 가 앉아있고요. 비디오가게 말고 당구장, 만화방도 텅텅 비더라꼬요.”
그는 “아쉽지만 흐름을 어쩌겠냐”고 했다. DVD가 대중화되면 젊은 사람들의 발길이 대여점으로 다시 돌아올 거라는 게 배씨의 낙관섞인 전망이다.
“아시다시피 울릉도가 물건값이 좀 비싸니더. 물건을 모두 육지서 배로 실어오니까요. 근데 얼마전에 후배 하나가 ‘이젠 울릉도서 물건 안산다’카면서 캔커피 1박스를 갖고왔어요. 여기 가게서 하나에 700원 하는걸 개당 220원에 샀다고 자랑이 대단하니더.”
그는 무엇보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제 내년만 되보이소. 울릉도서 인터넷으로 물건사는 사람이 엄청 늘어날겁니더. 물건값 싸지면 한번 더 놀러오이소.”
<울릉도〓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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