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랄라 대행진’이란 책을 낸 현태준씨(35)는 책 내용으로 보나 외모로 보나 ‘한 엽기’할 것 같은 인물이지만 스스로는 그 쪽과 전혀 인연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뽈랄라∼’는 만화 책도 아니고 줄거리나 주제가 있는 책 역시 아니다. 현씨가 그린 한컷 네컷짜리 만화, 미술 잡지에 연재했던 작품, 그가 수집한 장난감 사진, 동네 뒷골목과 초등학교 앞 문방구 기행기, 그의 어릴 적 일기 등을 골고루 섞어놓은 짬뽕같은 작품.
2년전부터 이 책을 기획한 현씨는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남 눈치 보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다’는 평소 생각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미대 공예과(85학번)를 졸업하고 대만에 2년 동안 갔다온 뒤로는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 ‘신식 공작소’라는 사무실을 차려놓고 별다른 직업없이 만화 작업과 장난감 모으기 등을 해오고 있다.
“직장가진 마누라에게 얹혀 사는 셈이지요. 부모님 장인 장모님도 이젠 다 포기하셨고…. 스스로는 제 직업을 ‘장난감 수집가’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도 1년새 제법 뜬 이색 작가가 됐다.
월간 미술, 야후스타일에 1년여 동안 작품을 연재하고 있고 최근 창간된 스포츠일간지 굿데이에도 발을 들여 놓았다.
‘뽈랄라∼’가 특별히 잘 팔릴 거라고 기대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런 책이 나와도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된 게 긍정적일 뿐이라는게 현씨의 생각이다.
“그러나 집사람은 이 책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어요. 저도 한살바기 아들을 생각하니 ‘쬐끔은’ 잘 팔렸으면 좋겠구요.”
그나저나 뽈랄라는 무슨 뜻일까.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