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해외증시 하락에 “일단 팔고보자”

자생력이 없는 한국 증시의 한계가 그대로 나타난 하루였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아무런 이상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 증시가 도미노처럼 줄줄이 떨어지자 종합주가도 맥없이 무너졌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17.54포인트(2.37%) 떨어진 723.05에 마감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0.91포인트(1.54%) 하락한 58.1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자라’(미국 일본 등 세계증시 동반 폭락)보고 놀란 투자자들이 ‘솥뚜껑’(외국인의 현·선물 동시매도)에 놀라 서둘러 ‘팔자’에 나서며 반등 시도도 못한 채 하락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778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거래소 712억원, 코스닥 66억원) 코스피200선물에서도 5735계약(2585억원)이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코스피200선물 가격 하락으로 프로그램 차익매물이 1820억원어치가 쏟아져(매수는 63억원)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 지수관련 대형 우량주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짝하던 증시가 다시 어려운 국면에 빠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증권주가 3.30% 하락했으며, 금리인상 논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는 은행주도 3.20% 떨어졌다.

지수관련 대형우량주가 급락하는 틈새를 노리고 우선주와 중소형주가 급등하는 등 개별종목장세가 펼쳐졌다. 주가가 10% 이상 오른 42개 종목 가운데 우선주가 19개나 차지했다. LG생명과학우선주는 14일 연속 상한가 행진이 계속돼 증권거래소가 9월5일부터 9일까지 3일간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한때 20일이동평균(721.77) 아래인 717.09까지 하락했던 종합주가지수는 장 마감 무렵에 반등함으로써 반등의 불씨를 남겼다. 하지만 세계증시의 향방을 좌우하는 미국 증시가 당분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 증시의 어려움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