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17세의 어린 나이에 ‘신데렐라’로 떠오른 그는 2년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년이란 시간동안 윤미진에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대비,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중인 윤미진을 만났을 때 달라진 점은 별로 없어보였다. 얼굴의 여드름도 그대로였고 인터뷰할 때 목소리가 기어 들어가는 수줍음도 그대로였다.
“달라진 점이요?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신분이 바뀌었다는 정도…. 아, 또 있다. 올림픽때는요. 사실 멋도 모르고 활을 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활에 대해서 아니까 더 부담감이 있어요. 원래 그렇잖아요. 뭐든지 알면 알수록 어렵잖아요.”
윤미진은 이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도 별로 없다고 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엔 한동안 유명세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이예요.”
그는 2년전과 마찬가지로 아직도 대표팀에서 막내. 하지만 국제대회 경기경험과 경력면에서 가장 화려하다. 99이탈리아실버애로우와 2000유러피안 그랑프리 단체1위, 시드니올림픽 개인·단체 금메달, 지난해 종별대회와 종합선수권 개인·단체 1위 등등. 올해 6월 유러피안 그랑프리대회 3차리그에서도 개인과 단체종목을 석권했다. 거의 출전하는 국내외대회마다 1등은 항상 그의 차지. 1m66, 53㎏의 조그마한 몸이지만 집중력과 대담성에서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구성된 양궁 여자대표팀은 박회윤(청원군청) 김문정(한국체대) 박성현(전북도청) 등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윤미진은 가장 나이가 어림에도 에이스 역할을 해내야 한다. 그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도 이 때문.
윤미진은 “항상 그렇지만 양궁은 사람들이 ‘당연히 우승을 하겠지’라고 생각해요. 뒤에서 얼마나 고생을 하는 지는 모르고요. 그래서 큰 대회에 나갈 때마다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한다.
운동 때문에 학교도 자주 못하고 그 흔한 미팅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그는 아시아경기대회만 끝나면 캠퍼스생활을 즐기고 싶다는 게 소박한 바램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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