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피플]수지 난 개발 감시 김종택씨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7시 48분


“‘용인 난개발’이라는 소리를 지겹도록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해결책을 내놓지 않더군요. 그래서 모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경기 용인시 수지지구의 난개발을 감시하기 위한 온라인 시민단체인 수지시민연대(www.sujicity.net)를 이끄는 김종택 운영위원장(35)의 설명이다.

그가 용인 수지로 이사온 것은 99년 12월. 새 소리에 잠을 깨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갖고 찾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서울 잠실에 있는 직장까지 자동차로 40분이면 충분해 만족할 만했다.

하지만 그 같은 행복은 잠시뿐이었다.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더니 이제는 주변 일대가 89개 아파트 단지에 4만7000여가구, 17만6000여명이 모여 사는 콘크리트 숲으로 바뀌었다. 잠실까지 가려면 2시간으로도 빠듯할 지경이다.

“2006년에 가면 수지 인구가 40만명으로 증가한다는 전망에 한숨부터 터져 나왔습니다. 그래서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지난달 28일 수지시민연대 회원들과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작년 5월 사이트가 개설된 지 1년4개월 만의 일이다. 그동안 10여명이었던 회원이 최근에는 입주자뿐만 아니라 입주 예정자까지 몰려 740여명으로 늘었다.

모임에 나온 회원들은 활발히 의견을 쏟아냈다. 그 중 교통 문제는 첫 타깃이 됐다. 회원들은 “지하철 신(新)분당선을 수지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곤 행동에 들어갔다. 청와대와 건설교통부, 용인시 등을 상대로 사이버 민원활동을 벌인 것. 그 결과 건교부로부터 타당성 조사를 벌이겠다는 답변을 얻어내는 소득도 거뒀다.

수지시민연대의 다음 목표는 환경 보전. 이를 위해 최근 인근 광교산의 토월 약수터 개발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광교산은 수지지구의 유일한 녹지공간입니다. 개발도 좋지만 숨도 쉬고 살아야죠.”

앞으로 수지시민연대는 변호사 환경학자 교통전문가 등 전문가를 회원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거주자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주거문화운동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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