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들어가면 지렁이 같기도 하고 뱀 같기도 한 소파와 각종 모니터가 고객을 맞는다. 17일 이곳을 찾았을 때 몇 명은 소파에 앉아 책을 읽고, 몇 명은 누워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이곳은 영상과 함께하는 놀이터로 평소 보기 어려웠던 단편영화나 다큐멘터리, 외국 CF, 사진 관련 잡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오다가다 들러서 누워도 좋고 뒹굴어도 좋습니다.”(최소원 활력연구소 매니저)
이곳은 서울시가 9억5000만원을 들여 만들었고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운영을 맡고 있다. 참신한 발상에 힘입어 삭막한 지하철 역사의 자투리 공간이 활력의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발소 사인등을 상징마크로 삼은 것에 대해 최씨는 “이발하고 나올 때 느껴지는 신선한 활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클럽활력 활력비디오방 활력극장 활력오아시스 활력작업장 등 150여평 규모의 내부 공간 이름도 흥미롭다. 음악 1만여곡을 들을 수 있는 클럽활력에는 국내외 시각예술잡지 65종과 예술관련 서적 170여종이 비치돼 있다.
활력비디오방에는 멋진 디자인의 모니터 10여대가 설치돼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등 1000여편의 영상물을 골라 볼 수 있다. 60석 규모의 활력극장에서는 일반 영화관에서 보기 어려운 독립영화를 하루 두 차례 볼 수 있다. 활력오아시스는 영상물을 보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장소다. 최첨단 영상편집 시스템을 갖춘 활력작업장에선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물을 직접 편집할 수 있다.
이곳은 8월 말 문을 열 예정이었으나 서울시가 운영유지비를 지원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개관이 지연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공식 개관할 예정. 지금도 시민의 출입은 허용된다. 02-2263-0056, 6981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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