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 이야기]벌치는 사람은 관절염-암에 강하다

  • 입력 2003년 1월 5일 17시 38분


《생활에 도움이 되는 한방정보를 한의사가 직접 재미있게 풀어주는 ‘재미있는 한방이야기’를 신설합니다. 앞으로 이승교 삼정한의원 원장, 박찬국 만당한방병원 병원장, 김주영 약촌한의원 원장 등 3명의 필진이 돌아가면서 독자 여러분과 만나게 됩니다.》

평소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추운 겨울은 두려운 계절임에 틀림없다. 나들이할 때마다 혹시 모를 낙상(落傷)을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기 일쑤다.

한방에서는 이런 환자들에게 벌의 독이 좋은 치료약이 된다. 이른바 ‘봉독요법’인데 ‘독으로써 독을 다스린다’는 ‘이독치독(以毒治毒)’의 원리에 따른 것이다. 이 요법은 약물이 지닌 독성을 활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요법과 인체에 흐르는 기의 통로인 경락과 경혈을 자극해 질병을 치료하는 침구술을 결합시킨 치료법으로 퇴행성 관절염을 비롯한 염증 질환에 효과가 높다.

벌의 독을 인체로 주사하면 이 독은 인체의 면역체계를 자극하게 되며 동시에 생체의 방어력을 증강시키게 된다. 실제 양봉업자들은 관절염, 암, 전염병 등의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봉독요법은 최근에 개발된 것은 아니다. 봉독요법이 처음으로 언급된 한의서는 지금으로부터 2000여년 전인 기원전 400년경 ‘마황퇴의서’로 ‘봉독은 기를 보하는 작용이 있어 부족해진 정기를 채워 발기부전 등을 치료하는 용도로 사용됐다’고 기록돼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벌의 독을 암 치료에 활용하려는 연구도 활발한데 호주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의 분자과학팀이 봉독의 독성분자를 이용해 새로운 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어렸을 적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벌이 이제 수많은 난치 질환의 치료에 해답을 가져다 줄 중요한 존재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

삼정한의원 이승교원장 samz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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