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면세점이 설치된 것은 ‘제주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에 의해서다. 다시 말해 ‘특별법’에 의해 특별히 설치된 것이다. 따라서 이 면세점의 적법성이나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따지긴 어렵다. 문제는 2001년 1월 ‘제주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공포됨에 따라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란 이름을 얻게 됐는데 과연 이름에 걸맞게 인프라가 구축돼 있느냐는 점이다.
인프라란 무엇인가. 경제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도로망과 통신망, 에너지 관계 시설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복지시설도 포함된다. ‘제주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발효된 이후 제주도엔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될 당시 제주도는 천혜의 절경을 바탕으로 국내 제1의 관광지를 뛰어넘어 동북아의 중심적인 관광 및 물류, 금융도시를 지향했다. 그리고 11개월 후 제주도는 “면세점 개점이 그 첫 단추”라며 3곳의 면세점이 문을 열었다.
과연 이런 정도로 ‘국제자유도시’ 계획과 유사한 대규모 ‘경제자유구역’ 프로젝트에 맞설 수 있을까. 지난해 11월14일 해외투자자들에 대한 혜택의 폭이 큰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올 7월부터 국제공항과 국제항만이 있는 인천 부산 광양지역 등이 본격적으로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경제자유구역’과의 투자유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투자여건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올 상반기까지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필자는 제주도가 ‘경제자유구역’과 투자유치 경쟁에 역점을 둘 게 아니라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혜의 절경을 살린 관광도시로서의 면모를 더욱 가다듬고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에 첫 전파를 발사할 아리랑TV의 영어 FM라디오는 그 인프라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영어 FM라디오는 외국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과 교통 및 날씨정보 등을 생동감 있게 전한다. 이 방송은 ‘국제자유도시’의 변별성을 부각시키는 긴요한 인프라인 동시에 정부 시책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주도는 장차 세계적인 무역항이자 중국의 경제 문화중심지인 상하이나 ‘쇼핑 천국’의 관광도시인 홍콩, 동서 해상교통의 요충지에 자리잡은 자유무역항인 싱가포르 등과 맞설 만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나 무공해 전기자동차 운행 등도 필요하다. 테마공원도 개발해봄직하다. 문제는 이처럼 크고 작은 인프라가 바탕이 된, 제주도라고 하면 금세 떠오르는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지의 축적이 브랜드가 된다.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로서의 인프라 확충도 시급하지만 국제적인 브랜드 창출에 대한 거시적인 논의와 합의를 구축해 가야 할 것이다.
김충일 아리랑TV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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