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6년 한 상인이 자신의 물건을 잘 운반해준 선원을 집으로 불러 훈제연어를 상으로 줬다.
이 선원은 밖으로 나오다 마침 창가에 놓인 양파를 발견하고 ‘이걸 연어에 곁들여 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에 양파를 들고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집에서 아침식사를 마친 선원. 그러나 그가 무심코 먹은 것은 양파가 아니라 무려 황소 30마리 가격과 맞먹는 ‘샘퍼 아우구스투스’라는 튤립 뿌리였다. 선원은 결국 양파 하나 잘 못 먹은 대가로 감옥에 갇혔다.
우스개 같지만 바로 이런 투기 광풍이 불과 3년 전인 2000년 1월 한국에서도 일어났다. 매출은 고작 10억원인데 시가총액은 5조원을 넘는 기업이 수두룩했다. 지금 생각하면 튤립 뿌리 하나가 황소 수십마리 가격에 맞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17세기나 21세기나 투기가 투자자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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