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맞춤 재테크]여유자금 5억가진 40대

  • 입력 2003년 2월 2일 18시 29분


최충식씨는 40대 중반의 중소기업 이사. 연간 7000만원가량을 번다. 서울 강남에 38평형 아파트를 갖고 있으며 그간 모아둔 돈이 5억원 정도 있어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10년 뒤면 자녀들이 결혼을 하게 되고 직장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미지수다. 따라서 지금 있는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이다. 최씨의 재테크 요령을 김지형 한미은행 PB팀장에게 알아봤다.

▽3억원은 금융상품에〓우선 여유자금 가운데 60%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 수익성도 고려해야 하지만 다른 투자처가 생겼을 때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주 정기예금 금리가 한차례 내렸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은행에 돈을 넣어 두는 게 손해다. 하지만 금융기관별로 잘 살펴보면 쓸 만한 금융신상품이 나오고 있다.

주가지수가 일정 선에 도달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되면서 원금이 보장되는 지수연동형 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안성맞춤.

원화 가치가 변동할 때 생기는 위험을 선물환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설계한 미국국공채해외펀드도 안정성을 강화한 상품. 최근 3년간 연 7∼8%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 일부 자산을 투자하는 것도 좋다.

매달 일정액을 넣어두는 적립식 투자상품도 관심을 둬야 한다. 퇴직 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연령대인 만큼 공격적인 주식형보다는 채권과 주식을 7 대 3의 비율로 조절한 혼합형 펀드를 추천할 만하다. 주식에 일부분을 투자하게 돼 위험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적금처럼 매달 적립하는 구조여서 시간에 따른 위험 분산 효과가 있다.

주의할 점은 모집 규모가 너무 큰 상품은 종합주가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 때문에 최씨처럼 안전한 투자를 지향한다면 중소형 펀드가 낫다. 펀드평가협회 등에서 현재 운용되는 펀드의 리스크 관리 능력과 수익률 등을 발표하고 있는 만큼 이를 참조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

▽저밀도지구 장기 투자〓최씨는 당장 집을 사야 하는 무주택자가 아니다. 평수를 늘리는 것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녀들이 분가하면 오히려 지금 사는 집도 넓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에 대한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

금융상품에 쓰고 남은 돈은 2억원.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융자를 얻는다면 4억원 정도는 운용할 수 있다. 최씨의 소득을 감안하면 2억원 정도의 금융비용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추천할 만한 상품은 서울 잠실이나 반포 등지의 저밀도지구 아파트.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저밀도지구는 예외 적용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미 개발계획이 짜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밀도지구라도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를 우선시해야 한다. 장기투자라고는 해도 자금 회수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 돈이 묶이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틈새시장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연립주택도 노려볼 만하다. 아파트보다 재건축 기간이 짧은 게 장점이다.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꾸준한 수익이 나오는 상품을 찾는다면 상가로 눈을 돌려보자. 서울 강남권이나 대학가 주변,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상가 가운데 1층에 있는 게 좋다.

오피스텔도 세를 놓아 임대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공급이 너무 늘어 수익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신규 분양을 받기보다는 경매로 싸게 얻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도움말=김지형 한미은행 로얄프라자 압구정지점 PB팀장)

최충식씨의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단위:만원)
금융상품금액가입
기간
특징
혼합형 펀드5,0001년고수익, 분할매수로 위험 분산
지수연동형정기예금2,0001년정기예금 금리에 추가 이익 기대주가지수가 낮을 때 가입
미국국공채펀드3,0001년환율변동 위험을 헤지(hedge)
특정금전신탁10,0003개월목돈 필요할 때 바로 인출해 투입
세금우대정기예금 4,0001년확정금리
머니마켓펀드(MMF) 6,0001개월목돈 필요할 때 바로 인출해 투입
40대 중에서도 충분한 자산을 갖고 있는 계층이라면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중요하다. 금융상품도 고수익에 연연해 '단타'를 노리기보다는 여유자금을 굳히는 쪽에 초점을 맞추라는 게 전무가들의 조언.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4~5년간 넣어 두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저밀도지구 재건축 대상 아파트나 비싸더라도 이미 상권이 형성된 점포를 노려볼 만하다.
자료:한미은행 프라이빗뱅크

서울 주요 저밀도지구 아파트 시세 (단위:만원:)
위치아파트평형매매가전세금
강남구 대치동도곡주공2차1356,000 7,000
강남구 삼성동해청2250,00010,000
강남구 삼성동AID차관1차1541,000 6,500
강남구 삼성동AID차관1차2260,00010,000
강남구 역삼동개나리1차2156,00014,000
강남구 역삼동개나리3차1949,00012,500
서초구 반포동주공1단지2254,00014,000
서초구 반포동주공3단지1659,000 9,000
송파구 잠실동주공1단지1024,000 4,800
송파구 잠실동주공2단지1334,000 6,000
송파구 잠실동주공3단지1535,000 8,000
송파구 잠실동주공4단지1746,000 -
잠실동 주공4단지는 철거가 임박해 전세금 시세가 없음. 매매가와 전세금은 상한가 기준. 자료:부동산114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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