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영수증을 내고 세금을 공제받는 부정행위가 거의 적발되지 않고 있으며 근로소득자가 자영업자에 비해 불리한 규정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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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데도 연말정산 절차가 간소화되지 않아 아예 세금공제를 포기하는 사람이 상당수에 이르고 정작 서민에게 필요한 항목들이 세금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등 제도와 운영 곳곳에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국세청과 재정경제부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연말정산의 문제점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으나 관련부처는 제도 개선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연말정산제도의 가장 큰 취약점은 가짜 영수증에 대해 당국의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특히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금의 경우 세무조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악용해 가짜 영수증을 이용한 ‘세금 빼먹기’까지 성행하고 있다.
회사원 전모씨(33)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지만 사촌에게 부탁해 지난해 연말정산 때 D교회 기부금으로 350만원을 납부했다는 영수증을 제출했다”며 “연말정산 때 교회나 사찰에서 가짜 영수증을 발급받는 일이 주위에서는 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고용주가 신고한 금액만을 보고 공제액을 결정하기 때문에 영수증의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샘플조사를 하고는 있지만 가짜 영수증을 적발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생활방식 변화로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항목인데도 공제대상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도 문제점이다. 산후조리원이나 노인복지시설과 같이 최근 이용이 크게 늘고 있는 시설이 모두 공제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 학원비 등 사교육비 지출이 늘고 있지만 역시 공제대상에서 빠져있어 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연봉의 3%가 넘어야 하는 의료비 공제 기준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 낸 세금을 돌려받는 조건도 자영업자(사업자)의 경우 경정(更正)청구제도를 통해 2년 안에 가능하지만 근로소득자는 5월까지 소득세확정신고를 해야만 돌려받을 수 있는 등 형평성의 문제도 여전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최기호(崔杞豪) 교수는 “연말정산의 범위를 현실화해야 하며 복잡한 신고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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