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나이 많은 남자 레슨프로들을 ‘관리’하기란 쉽지 않을 터. 비결은 무엇일까.
‘혹시나’해서 주량을 물어 봤더니 ‘역시나’였다. “술… 좋아해요.” 흔히 말하는 소주 몇 병, 폭탄주 몇 잔 단위가 아니다. 전문캐디 시절 대회가 끝난 뒤 회식이 많았는데 한번도 먼저 일어난 적이 없었다는 얘기다. 아무리 마셔도 끄떡없다니 남자 레슨프로들의 기가 질릴 수밖에….
한 때 그의 꿈은 세계적인 전문캐디가 되는 것. 국내최초의 ‘전문캐디 1호’로 2001년까지 5년간 이종임프로의 캐디백을 멘 주인공이 바로 그다. 그러나 이제 그 꿈은 접었다. 대회수와 상금규모가 적은 열악한 국내 현실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제2의 골프인생으로 선택한 게 골프지도자겸 경영자.
유씨의 골프실력은 보기플레이어(남자들과 같은 티에서 치고 OK퍼팅없이 제대로 계산해서) 수준. 그러나 다른 사람의 스윙을 보는 눈은 타이거 우즈의 전담코치인 부치 하먼에 못지 않다고 자부한다.
“상담하러 오신 고객의 스윙을 보면 어떤 레슨프로에게 배우는 것이 적합한지 꼭 집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그의 코치추천이 반드시 성사되는 것은 아니란다.
“특히 아주머니들은 이왕이면 젊고 잘 생긴 코치를 선호하니까요.”
남성 점장이 갖지못한 그만의 주무기는 애교와 붙임성.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는 레슨업계에서 이러한 강점을 높이 산 사장은 여성인 그를 점장에 임명했고 그 ‘모험’은 그대로 적중했다.
“저와 상담을 시작하는 순간 그 고객은 바로 회원이 된 것과 마찬가지죠.”
그는 50∼60대인 회원들로부터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언젠가 한 남성회원이 중년부인을 회원으로 가입시키겠다며 소개해 상담을 했는데 알고 보니 아내를 데려와 미리 선을 본 것이었단다.
평생 골프 외길을 가겠다는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것은 없다. 공부를 더 한다는 계획만 세워놓았다. 그만큼 골프분야는 다양하기 때문이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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