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새 교육부총리는 교육의 본질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 교사 양성도 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교원 정년을 한꺼번에 3년씩 단축한다거나, 중등교사를 초등학교에 임용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학급당 학생수를 갑자기 줄이기 위해 운동장에 교사를 증축하는 등의 급조된 교육개혁 정책은 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처사다.
교육의 본질은 ‘착하고 성실한 인성을 지닌 훌륭한 사람을 기르는 일’ 곧, 전인적 성장을 도모하는 일이다. 교원 정년을 꼭 단축해야 했다면 교사 양성 뒤 1년씩 점진적으로 줄였으면 요즘과 같은 초등교사 대란은 막을 수 있었다. 학급규모를 줄일 때도 40명→38명→35명으로 점차 줄이며 교지(校地)를 확보한 다음 신·증축을 했다면 운동장이 좁아지고 강당이 구조 변경되는 사태는 면했을 것이다. 교육 분야는 개혁이나 혁명보다 점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초중등교육을 정상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학교급별 교육발전을 위해서는 기초교육을 튼튼히 해야 하는데 한국은 그보다는 대학교육에 치중했다. 역대 교육부장관이 대부분 대학교수 출신으로 초중등교육에 대해 잘 모르고 책상머리의 이론이나 이상론을 정책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육부장관이 1년에 2, 3명씩 바뀐 결과를 낳았다. 이번에는 초중등교육을 실제 경험했거나 잘 아는 인물을 골라야 한다.
셋째, 교육정책과 교육활동 각 분야에 폭넓은 안목이 있어야 한다. 역대 교육부장관이 자기 전공분야나 관심분야에만 치우친 교육행정을 하다보니 졸속이라는 평을 들었다. 초중등교육 고등교육 특수교육 사회교육 지방교육자치제에 대한 긍정적 안목, 교육재정, 시설, 교육방법, 교육행정기관과 각급 학교의 인적 조직 구성문제 등에 관심을 갖고 교육의 큰 줄기를 포함한 숲까지 볼 줄 알아야 한다.
넷째, 대입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의 파행 운영과 공교육 신뢰 상실의 원인은 대학입시제도 때문이다. 유치원 교육부터 일류대학 입학을 위한 한 줄 세우기가 성행하면서 전인교육을 외면하고 고액 과외에 치중하게 됐다. 학생들이 능력에 따라 진학할 수 있는 복선형 학제를 검토하고 소질과 적성에 따라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공교육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교육재정 확보와 투자에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교육예산 GNP 대비 6% 확보는 단순한 선거공약일 수 없고, 고속도로나 철도 교량 공장 건설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교육이 국운을 좌우한다는 확신을 갖고 국회를 설득해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육부총리의 올바른 교육정책과 신뢰감 있는 교사, 학부모들의 관심이 한데 어우러져야 교육공동체가 구축되는 것이다.
새 정부의 교육부총리는 그런 사람이 뽑혀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할 수 있게 되길 소원해본다.
허원기 인천시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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