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까지는 ‘안돼’라는 말도 하면 안 됩니다.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조차 태교를 해야 한답니다. 어린 시절 몇 년간 주어진 환경에 따라 평생의 두뇌, 성격, 정서가 판가름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어른들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는 못할망정 아이들을 학대합니다. 매 맞는 아이들이 상처받는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그 마음의 상처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며 그들을 괴롭힙니다.
우리 아이와 같이 어울릴 이런 학대받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생각을 심어주려면 이들을 적극 도와야 합니다.
여기 영국 아동학대방지협회(NSPCC)의 광고가 있습니다.
동화책이 한 권 놓여 있습니다.
여자아이가 ‘쉬’를 했나 봅니다. 왜 그랬을까요? 카피를 읽어봅시다.
‘아이가 맞았습니다. 왜냐하면 쉬를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쉬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맞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맞는다는 공포 때문에 아이에게 정서불안이 생기고, 자칫 아이가 지진아로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광고는 아동학대로 실제 맞는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 대신 동화책이라는 소재를 선택해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부감은 사라졌지만 어린이의 순수성을 짓밟는 무자비한 폭력에 대한 경고는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또 한가지 눈여겨볼 것은, 동화책 위쪽 귀퉁이입니다.
이로 뜯었는지, 아니면 손톱으로 찢었는지 아이의 정서가 얼마나 가련하게 찢겼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귀퉁이가 찢겨진 동화책. 아동학대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극명하게 잘 보여주는 좋은 크리에이티브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것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학대를 받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과 피해야 될 말.
우선 도움이 되는 말은 ‘나는 너를 믿는다’, ‘네가 나에게 이야기를 해서 매우 기쁘다’ ‘이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다’. 피해야 할 말은 ‘왜 전에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니?’ ‘왜? 언제? 누구? 어디서? 어떻게?’ ‘너는 이렇게 했어야’ 등.
홍승표 금강기획 카피라이터 seungpyohong@hotmail.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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