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하기 전까지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리슨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닛케이선물 거래량의 4분의 1이 그의 손에서 좌우됐다. 당시 그의 별명은 ‘트레이딩 플로어의 마이클 조던’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판단력을 과신했다. 95년 1월 초 그는 일본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닛케이선물을 대거 매수했지만 1월 17일 고베에서 큰 지진이 나며 주가가 폭락했다.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또 다시 폭락한 선물을 매수하며 ‘물타기’에 나섰지만 일본 주가는 계속 폭락했다. 결국 그는 일본 선물 거래에서 모두 12억달러의 손해를 입었다. 베어링은 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
베어링 같은 큰 증권사도 한 번의 실수로 쓰러질 만큼 선물시장은 무서운 곳. 개인투자자들도 선물시장의 무서움을 깨닫고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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