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인 지금도 논문 준비와 각종 칼럼 집필 때문에 매일 학교에 나오는 그는 일요일이면 아이들까지 데리고 온다. 일은 해야 하고, 아이들에겐 미안해 찾아낸 고육지책이다.
다행히 아이들은 ‘사색의 광장’ 안에 있는 탑 2개가 만화 ‘포켓 몬스터’에 나오는 ‘어둠의 탑’이라고 주장하며 재미있게 잘 논다.
그는 2001년 9월 경희대 교수로 부임한 이래 휴가를 한 번도 안 갔다. “휴가 갈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이렇게 공기도 좋고 푸른 하늘이 있는데요.”
경희대 수원캠퍼스는 산자락에 위치해 나무가 많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인근 주민의 산책공간으로 이용된다. 봄이 되면 광장에 분수가 솟고 진달래로 뒤덮이며 가을에는 밤과 도토리가 열려 마음껏 따다 먹을 수도 있다. 솔직히 가까운 놀이동산보다 낫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학기 중에 그는 1주일에 한 번쯤 학생들과 학교 뒷산에 올라갔다 내려와 저녁을 먹는다. 특히 기숙사 안의 분식집에서 파는 떡볶이를 사 잔디밭에 앉아서 먹는 것이 김 교수가 제일 좋아하는 ‘만찬’이다.
학교 앞에 있는 ‘노블카운티’도 자주 찾는다. 이곳은 삼성생명공익재단에서 운영하는 고급 유료 양로원이다. 여기에 있는 문화센터(031-208-8840)와 스포츠교실(031-208-8888)은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그는 이곳에서 재즈댄스를 배운다. 어릴 때부터 발레로 다듬어진 몸의 감각 덕분에 실력은 수준급. 주로 앉아서 하는 일이 많아 운동을 안 하면 몸이 고장나기 쉬워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은 이곳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발표력 교실과 자연관찰 교실에 보낸다.
노블카운티 안의 조경도 전원풍이라 마음에 든다고 한다. 그는 항상 아이들이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뛰노는 것을 원한다.
“사람들이 왜 서울에서, 그것도 강남에서만 살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술 먹으면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오래오래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수원=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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