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부터 입학 졸업 시즌을 맞아 어린이 전용예금인 ‘캥거루 통장’에 새로 가입한 어린이가 하루 평균 30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작년 이맘때 선보인 캥거루 통장에는 1년 동안 약 63만명이 가입했고 예금잔액도 5000억원을 웃돕니다. 통장이 새로운 입학 및 졸업 축하 선물로 등장한 모양입니다.
어린이 전용예금이 아니라도 자녀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학자금이나 결혼비용 등을 마련해 주려는 부모님이 적지 않습니다.
‘비과세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이런 목적으로 활용되는 대표적 상품이지요. 일부 은행은 부유층 고객에게 “성년이 된 자녀에겐 10년에 한번씩 비과세로 3000만원(20세 미만은 1500만원)을 증여할 수 있으니 자녀 명의로 예금해 놓으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녀 명의로 저축을 할 때 아예 법적인 증여문제도 미리 해결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다산 조세회계사무소 이형수 회계사는 “자녀 명의의 예금 가입을 증여로 잘못 알고 있다가 뒤늦게 상담을 의뢰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자녀 명의의 예금가입과 증여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자녀 이름으로 5000만원을 연 6%짜리 복리로 10년 동안 정기예금했다면 만기에 약 8954만원이 됩니다. 이 돈을 증여한다면 비과세로 증여할 수 있는 10년간 3000만원을 제외한 5954만원에 대해 약 59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가입 시점에 증여했다면 세금은 (5000만원―3000만원)×10%로 200만원이지요.
종신보험에 가입할 때도 보험료 낼 돈을 미리 증여해 자녀를 보험계약자로, 사망시 자녀가 보험금을 탈 수 있는 피보험자를 부모로 계약하면 세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녀가 보험금을 탈 때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지요.
부유한 부모들이 부동산을 물려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회계사는 “시가 1억5000만원 짜리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사서 증여하면 약 1000만원에 해당하는 100만원의 세금만 내면 된다”고 말합니다. 기준시가가 약 1억원, 전세가 6000만원 선이라면 4000만원만 증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4000만원―3000만원)×10%가 되는 것이지요.
이나연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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