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틈새시장 투자수익 '쏠쏠'…미국·유럽 수익 8%넘어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금리가 이자소득세를 빼고 나면 물가상승률보다도 낮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왔다.

그렇다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북한 핵 위기 △이라크전쟁 임박 △반도체가격 폭락 △경기침체 등 위험요소가 너무 많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부동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이렇게 국내 투자상품이 마땅치 않을 때는 해외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워도 틈새시장은 있게 마련이고 틈새를 노린 투자상품도 많이 있다. 특히 작년에는 미국, 유럽, 신흥시장의 채권형펀드의 투자수익률이 8%를 넘어서 관심을 모았다.

▽한미은행, 가장 적극적〓은행권에서는 한미은행이 템플턴 및 슈로더투신운용과 손잡고 다양한 해외뮤추얼펀드를 팔고 있다. 투자대상은 주로 미국 유럽 중국 일본과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의 주식과 채권.

작년에는 슈로더가 운용하는 이머징마켓 채권펀드가 짭짤한 재미를 봐 연간수익률이 26.2%나 됐다. 이 펀드는 신흥시장의 채권 가운데 정부 및 정부기관이 보증한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하는데 ‘고위험 고수익’을 내세우고 있다.

이 밖에 미국 국공채펀드, 미국달러채권펀드, 유로채권펀드 등도 작년 수익률이 8.24%, 8.9%, 8.2%로 은행정기예금 금리의 2배나 됐다.

고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상품은 템플턴이 운용하는 미국 국공채펀드. 미국정부가 원금 및 이자지급을 보증하는 주택저당채권(MBS)에 100% 투자한다는 안전성이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 올해 2개월 만에 624억원어치를 팔았다.

▽씨티은행, 판매규모가 크다〓씨티은행은 지금까지 메릴린치의 미국 국공채펀드를 2612억원어치나 팔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수익률도 7.6%로 높은 편.

반면 주식형펀드는 세계적인 증시침체 영향으로 수익률이 -20%로 추락하면서 가입자가 크게 줄었다.

우리은행은 작년 9월부터 미국국공채펀드를 팔았다. 실적은 1445억원. 1월부터 팔고 있는 피델리티 국제채권펀드의 수익률은 18.58%로 아주 높다. 유럽과 일본 미국의 국채 및 지방채에 70%를, 우량회사채 및 자산유동화증권(ABS)에 30%를 투자한다.

하나은행은 자회사인 하나알리안츠 투신운용의 ‘토털 리턴 채권투자신탁’ 상품을 팔고 있다. 한국 정부 또는 국내 기업이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이나 외국정부 및 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한다. 연간수익률은 52.7∼5.89% 수준이며 작년에만 4326억원어치가 팔렸고 올해에도 959억원어치가 팔려 인기가 좋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