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무풍지대’ 전북 전주시에 아파트 수요 바람이 거세다. 외환위기 이후 주택공급이 크게 감소하면서 심각한 아파트 수급 불균형이 2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매가와 전세금이 가파르게 오르는가 하면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는 전례 없는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깨지는 기록들〓2월 지방 건설업체인 동도건설은 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완산구 평화동에 분양한 ‘동도미소드림’ 34∼46평형 541가구가 분양 한 달 만에 70%의 계약률을 보인 것.
외환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 아파트의 초기 계약률이 10%대를 넘기기 힘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이변’이다.
아파트를 구입한 다음날부터 가격이 내려간다는 통념도 깨진 지 오래다.
2001년 코오롱건설이 1군 건설업체로는 오랜 침묵을 깨고 완산구 평화지구에 분양한 코오롱 하늘채는 평형별로 2500만∼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1억900만원이던 33평형 분양가가 현재 1억3000만∼1억4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동도미소드림 역시 평형별로 500만원의 웃돈을 줘야 거래가 가능하다.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40평형대 이상 대형 평형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새로운 현상.
포스코건설은 아파트의 대형 고급화 전략이 전주에서도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올 9월 완산구 효자동에 40평형대 이상 프리미엄급 아파트 892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파트를 지을 땅이 없다〓전주 부동산 시장에 불고 있는 때아닌 봄바람은 외환위기 이후 주택 공급 실적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 실제 전북지역 주택공급량은 1997년 이전까지 연평균 2만5000가구에 이르렀으나 98년 이후 연평균 1만3000가구에 머무르고 있다. 이 중 전주시에 공급된 아파트는 연평균 5000가구를 넘지 못하고 있다.
공급 부족은 매매가와 전세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0년 상반기 아파트 평당 평균 매매가는 213만원이었으나 2월 말 현재 232만원으로 9% 가까이 올랐다.
3년 전까지 평당 127만원 하던 전세금은 2월 말 현재 24.4%가 올라 158만원을 넘어섰다.
지방건설업체인 제일건설 윤여웅 회장은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공공택지가 소진되면서 아파트 공급량이 부족해 전세금과 매매가가 비슷해지는 부동산 시장 왜곡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공공택지 공급이 제때에 공급되지 않는 한 전주시의 아파트 수급불균형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예정 택지〓전주시가 계획 중인 개발예정 택지는 76만2000평 규모의 서부신시가지를 비롯해 하가지구(12만2800평), 송천지구(8만8000평) 등이 있다. 특히 서부신시가지는 전북도청과 전북지방 경찰청, 교육청 등이 들어서 행정·상업 중심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서부신시가지 인근의 효자 4, 5택지지구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 후보지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 중 일부는 아직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데다 전주시의 예산 부족 등으로 택지지구가 제때에 공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한주택건설협회 전북도회 정광현 사무국장은 “투자자들은 전주천을 중심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 중인 전주시 개발축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개발제한구역인 35사단과 전주 월드컵경기장 주변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택지공급 예정 | |||
구분 | 면적 | 공공분양 예정 | 시행자 |
서부신시가지 | 2,519,690㎡ | 2003∼2006 | 전주시 |
하가지구 | 406,000㎡ | 2003∼2005 | 한국토지개발공사 |
송천지구 | 292,480㎡ | 2004년말 | 전주시 |
35사단 주변 | 1,155,000㎡ | 2008∼2011 | 민자유치 |
효자4택지지구 | 378,000㎡ | 2003∼2006 | 대한주택공사 |
효자5택지지구 | 495,000㎡ | 2003∼2006 | 대한주택공사 |
자료:전주시 |
전주=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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