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은 전쟁을 치를수록 이라크군 포로 수가 급격히 불어나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로를 적절히 처리하느라 진격 속도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
연합군 지휘부는 포로를 일단 영국군이 주도하는 시설 복구 등 긴급 구호 작전에 활용키로 했다고 23일 BBC방송이 보도했다. 또 철책과 식당 숙소 의료시설 등으로 구성된 임시 수용 시설을 세우기 시작했다.
영국군의 한 소식통은 “현재 부대원들이 이라크 포로에게 자신들의 식량을 나눠주고 의료 시설도 함께 사용하는 실정”이라며 “대규모 전쟁포로 발생을 막기 위해 이라크 군부대들과 지역별로 휴전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쪽에서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22일 “미국과 영국군 포로를 제네바 협약에 따른 전쟁 포로로 대우하라”고 명령했다.
제네바협약은 1864년 전쟁 부상자에 대한 규정으로 처음 만들어졌으며, 1929년 포로의 대우에 대한 규정이 추가됐다. 이후 보완돼 1949년 8월 4개로 이뤄진 현행 협약이 체결됐으며 포로 규정은 이 중 3협약에 해당한다.
제네바협약 상의 전쟁 포로는 ‘전쟁 중 상대방에게 붙잡혀 자유를 박탈당했으나 국제법에 의해 대우가 보장된 적국민(敵國民)’이며, 전쟁 범죄자나 귀순자 등과는 구별된다.
포로는 인종적 종교적 차별 대우를 하지 않고 폭격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에 수용하며, 식사 의료 의류 등을 적절히 지급하는 등 인도적으로 대우해야 한다. 또 교전 상황이 끝나면 지체 없이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
올해 1월에는 미군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된 알 카에다와 탈레반 포로들이 자살을 기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미국이 이들을 ‘비정규 전투원’으로 간주해 제네바협약에 따른 포로 대우를 해주지 않았기 때문.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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