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경제정책 리더들]<7>국세청 주요간부

  • 입력 2003년 4월 21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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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나라살림의 밑거름인 세금을 걷는 중요한 정부기관이다. 형벌권과 함께 국가 권위를 유지하는 한 축인 과세권(課稅權)을 행사하므로 기업이나 개인에게 영향력이 큰 ‘권력기관’이기도 하다. 이런 특징 때문에 정권의 입김에 휘둘려 조직이 유무형의 상처를 입은 쓰라린 경험도 적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이용섭(李庸燮) 신임 국세청장은 취임 후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는 일절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내부 개혁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국세청’을 이끌고 나갈 경제관료들은 대체로 전문성이 돋보이고 현실 경제에 밝다는 평을 듣는다.》

▽‘황금분할’의 1급들〓국세청을 이끄는 1급은 모두 3명. 각각 국세청 업무의 3대 축인 기획 조사 세제 분야 전문가들이다.

직제상 국세청장의 뒤를 잇는 ‘넘버2’인 이주성(李周成) 차장은 국세청의 대표적인 기획통. 공사(公私) 구분이 뚜렷하고 조직을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기획관리관 시절 이 청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대(對)국회 접촉을 맡아 열심히 뛰었다. 동아대 동문인 허성관(許成寬) 해양수산부 장관과는 젊을 때부터 교분이 두텁다.

이주석(李柱碩)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성실하고 치밀한 업무 처리가 돋보인다. 국세청의 행시 13회 국장 4명 가운데 이번에 유일하게 승진했다. 클래식 음악을 즐겨듣는 ‘음악 마니아’로 예술에 대한 식견이 돋보인다는 평.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 때 조사를 총괄하는 핵심요직인 본청 조사국장을 맡았다.

최경수(崔庚洙) 중부지방국세청장은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 청장의 뒤를 이어 얼마 전까지 재경부 세제실장을 지낸 ‘세제통’. 재경부에서 행시 동기인 이 청장의 다음 보직을 많이 이어받았다. 재무부-재경부와 국세청에서 다양한 자리를 거쳤고 일처리가 치밀하다. 재경부와 국세청의 ‘1급 교류 인사’로 현직에 임명됐다.

▽베테랑이 모인 본청 국장들〓국장급 가운데 단연 주목받는 최명해(崔明海) 조사국장은 사무관과 서기관 때 모두 조사업무를 맡은 이 분야 전문가. 쌍용양회에서 일하다가 뒤늦게 행시에 합격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은 빨랐다. 권기홍(權奇洪) 노동부 장관은 경북고,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종찬(崔鍾璨) 건설교통부 장관은 서울대 상학과 동기다.

이진학(李鎭鶴) 기획관리관은 이 차장과 함께 국세청의 양대 기획통으로 통한다. 청와대 파견 근무를 오래했다. 화끈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국세청 안팎에서 신망이 높다.

최병철(崔炳哲) 법인납세국장은 9급, 7급, 행시에 모두 합격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인물. 9급(당시 5급을) 직원으로 일선 세무서에서 근무하다가 7급 시험에 합격해 서울시에서 근무했다. 그 후 행시에 합격해 친정인 국세청으로 돌아왔다.

박용오(朴龍吾) 개인납세국장은 국세심판원 상임심판관 출신. 재경부와의 인사 교류 차원에서 이번에 국세청으로 왔다. 총무처 법제처 재무부 등 다양한 공직 경험이 있다.

김창남(金昌男) 법무심사국장은 전매청(현 담배인삼공사)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옛 국세심판소를 거쳐 국세청에 왔다. 전임 김용표(金容杓) 법무심사국장과 광주고 동기.

이동훈(李東勳) 납세지원국장은 국세청 직원의 97%를 차지하는 일반승진자(7급 및 9급) 가운데 선두주자. 7급(당시 4급을) 공채로 들어와 조사국에서 오래 일했다. 경북고 동기인 최재덕(崔在德) 건교부 차관과는 고교시절 함께 무전(無錢)여행을 떠날 만큼 막역한 사이.

김상렬(金尙烈) 감사관은 국세청에서 이른바 ‘유신사무관’으로 불리는 육사 출신 공무원의 ‘맏형’. 주로 감사 업무를 맡았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때는 청와대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정태언(鄭泰彦) 국제조세관리관은 한국은행 근무 중 행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공보관을 지내 언론계에 지인이 많다. 주말에는 주로 성당에서 지내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

오재구(吳在鉤) 전산정보관리관은 국세청이 보유한 각종 과세자료를 관리하는 책임자. 광주지방국세청에서 오래 근무해 호남에서 ‘마당발 공무원’으로 통한다.

▽실무 위주의 서울청 국장들〓서울청 조사업무 총괄국장인 전군표(全君杓) 조사1국장은 지난해 서울 강남지역 등 수도권 부동산 투기 세무조사를 진두지휘했다. 사무관 시절인 89년에는 불균등 감자(減資)를 이용한 한진그룹의 변칙증여에 대해 550억원을 추징하면서 세법(稅法)까지 고쳤다. 아마 5단의 바둑 실력을 자랑한다.

윤종훈(尹鍾勳) 조사2국장은 국세청에서 외국기업 및 외환거래 등 국제조세분야의 틀을 만들었다는 평을 듣는 이 분야 전문가. 이 때문에 외국기업 조사를 담당하는 현직에 적임자라는 평을 듣는다.

오대식(吳大植) 조사3국장은 ‘태스크포스(TF) 전담맨’으로 불린다. 최근 이 청장이 발표한 세정(稅政) 혁신방안을 만든 기획팀에서도 실무 작업을 주도했다.

이명래(李明來) 조사4국장은 육사 출신으로 인사관리에 정통하다는 평. 청장 비서관과 총무과장 등 청장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자리를 많이 맡았다.

조용근(趙鏞根) 납세지원국장은 김문환(金文煥) 총무과장과 함께 국세청의 ‘산 증인’. 국세청이 문을 연 66년 9급으로 들어와 주요 국장까지 올랐다. 홍익대 세무대학원에서 강의했고 방송에서 10여년간 세무 상담도 했다.

김경원(金敬原) 세원관리국장은 재무부 세제실과 국세청에서 번갈아 일해 세제와 세정을 겸비했다는 평을 듣는다. 83년 장영자 사건 직후 금융실명제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국장급 지방청장과 중부청 국장들〓김정복(金井復) 부산청장은 법인세 및 기획업무 전문가.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부하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야근을 해서라도 맡은 일을 마무리 짓고 휴일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쉬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현국(洪顯國) 대구청장은 영주군청에서 지방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행시에 합격한 입지전적 인물. 족보학에 조예가 깊다.

이재현(李在賢) 대전청장과 기영서(奇永舒) 광주청장도 각각 중부청과 서울청에서 조사국장을 맡았던 실력파다.

중부청 국장들은 동기들 중에서 선두주자만 모였다. 정병춘(丁炳春) 납세지원국장은 행시 22회 동기 가운데 가장 먼저 국장으로 승진했다.

행시 21회 출신인 김호업(金浩業) 조사1국장과 한상률(韓相律) 조사2국장도 각각 기획과 국제조세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노석우(盧錫愚) 세원관리국장과 김동구(金東九) 조사3국장 역시 일반 승진자와 육사 출신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세청 1급 이하 주요 간부
직급 이름현직연령출신지역출신학교 공직입문
1급이주성차장54부산경남고,동아대 경제학과행시16회
이주석서울지방국세청장53전남 강진나주고,성균관대 경제학과행시13회
최경수 중부지방국세청장53대구경북고,서울대 지리학과행시14회
본청
국장
최명해 조사국장 55대구 경북고,서울대 상학과 행시17회
이진학기획관리관 49부산경복고,성균관대 통계학과행시16회
최병철법인납세국장54경기 여주 검정고시,명지대 행정학과 행시16회
김창남법무심사국장56전남 장흥 광주고,연세대 행정학과행시16회
박용오개인납세국장55전남 보성광주고, 서울대 정치학과행시15회
이동훈납세지원국장56경북 김천경북고,영남대 경제학과일반승진
김상렬감사관55광주광주일고,육사특채
정태언국제조세관리관52경북 상주대구상고,성균관대 경제학과행시17회
오재구전산정보관리관56전남 함평광주일고,방송대 행정학과일반승진
국장급
지방청장
김정복부산지방국세청장57부산부산고,부산대 상학과 일반승진
홍현국대구지방국세청장55경북 영주영주영광고,건국대 행정학과행시16회
이재현대?지방국세청장53충남 천안서울대사대부고,서울대 법학과행시18회
기영서광주지방국세청장56전남 순천순천고,고려대 농학과행시17회
교육원장박길호국세공무원교육원장56대전대전고,고려대 경제학과행시15회
서울청
국장
전군표조사1국장49강원 삼척강릉고, 경북대 행정학과행시20회
윤종훈조사2국장55경북 예천계성고, 성균관대 법학과행시18회
오대식조사3국장49경남 산청경기고,서울대 고고학과행시21회
이명래조사4국장54강원 양양강릉고, 육사특채
조용근납세지원국장57경남 진주경북대사대부고,성균관대 상학과일반승진
김경원세원관리국장50경북 영천경북대사대부고,영남대 경영학과행시18회
중부청
국장
김호업조사1국장53대구대구고,고려대 경영학과행시21회
한상률조사2국장50충남 서산 태안고, 서울대 농학과 행시21회
김동구조사3국장55전북 임실전주 신흥고, 육사특채
정병춘납세지원국장49전남 영광용산고, 성균관대 경제학과행시22회
노석우세원관리국장55충남 연기대전고, 방송대 행정학과일반승진
과장허종구기획예산담당관51경북 고령대구고, 연세대 정외과행시21회
정상곤감사담당관49울산경남고, 영남대 행정학과행시21회
김문환?무과장57울산부산상고일반승진
박찬욱조사1과장54경기 용인 경동고, 명지대 경영학과일반승진
김영배조사2과장54광주광주숭일고,육사특채
권영훈법인세과장57경북 영일대구상고,영남실업초대일반승진
김재천소득세과장49경남 진해마산고,서울대 경제학과행시21회
김창환원천세과장49서울경기고,성균관대 법학과행시22회
박용만징세과장54경남 김해부산동아고,육사특채
김갑순공보담당관49경남 밀양밀양세종고,성?관대 행정학과행시21회
김영근국제세원관리담당관49전북 고창전주고,서울시립대 무역학과행시23회
이승재국제조사담당관50전북 익산경복고, 고려대 법학과행시22회
일반승진은 7급 또는 9급 출신. 특채는 사관학교 출신. 과장 가운데는 부이사관 과장도 있음. 자료:국세청

특별취재팀

▼국세청의 빛과 그림자▼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국세청은 ‘매머드 조직’이다. 본청과 서울청 등 6개 지방청, 99개 세무서에 모두 1만6800여명의 공무원(기능직 포함)이 일한다. 1966년 문을 열었다.

국세청은 흔히 ‘장관 양성소’로 불린다. ‘청(廳)’ 단위 정부 기관으로는 드물게 그동안 10여명의 장관급을 배출했다.

초대 이낙선(李洛善) 청장이 상공부 장관으로 옮겨간 것을 시작으로 3대 고재일(高在一)청장이 건설부 장관, 5대 안무혁(安武赫) 청장이 안기부장, 7대 서영택(徐榮澤) 청장이 건설부 장관으로 각각 영전했다.

8대와 9대 청장을 연임한 추경석(秋敬錫) 청장과 11대 이건춘(李建春) 청장, 12대 안정남(安正男) 청장도 각각 건설교통부 장관으로 승진했다.

청장을 지내지 않은 ‘국세청 맨’ 가운데도 장관이 많이 나왔다. 장재식(張在植)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국세청 차장, 김성호(金成豪)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서울청장 출신이다. 징세심사국장을 거친 김용진(金容鎭)씨는 과학기술처 장관이 됐다. 김진표(金振杓) 경제부총리와 이근영(李瑾榮)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각각 영월세무서장과 본청 조사국장을 지냈다.

이처럼 국세청 출신이 각광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현실 경제에 밝다는 점과 철저한 보안 의식과 충성심으로 권력층의 ‘총애’를 받았다는 점이 그것이다.

국세청 관료들은 젊을 때부터 민원인들과 직접 상대하며 세금을 매기고 세무조사를 해왔기 때문에 ‘장바구니 물가’나 ‘밑바닥 경제’에 훤하다. 경기 상황에 따라 세금 부과 및 조사 강도를 조절하는 것은 기본이다. 세법 외에 민법, 상법, 형법, 국제금융 기법에도 능통하다.

철저한 보안의식과 충성심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국세청의 ‘트레이드마크’. 설사 문제가 있는 세무조사라도 중간에 정보가 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내부 고발자도 드물었다. 과거 국세청장을 거쳐 안기부장으로 간 안무혁씨가 안기부 보안이 생각보다 허술하다며 “국세청 직원들을 본받으라”고 호통을 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같은 조직 분위기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특히 국민보다 권력을 위한 맹목적 충성이 결과적으로 조직 위상과 이미지를 떨어뜨렸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공무원도 적지 않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2003 경제정책 리더들 취재팀 ▼

▽팀장=권순활 경제부 차장

▽팀원=송진흡 고기정 김동원 구자룡 김광현 공종식 천광암

황재성 이은우 기자(이상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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