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국내 피해 20억달러"…올랐던 제약주 하락세 반전

  • 입력 2003년 4월 27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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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와 증시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사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와 여행이 줄어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성장률이 떨어지고 이 지역으로 수출을 많이 하는 한국 기업도 매출 및 이익감소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종별로는 사스의 혜택을 보는 업체도 있어 당분간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화되는 사스 영향=모건스탠리증권은 최근 사스로 올해 아시아 경제성장률이 5.1%에서 4.5%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7.0%에서 6.5%로, 한국은 4.0%에서 3.5%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던 아시아 지역의 여행 및 지출규모는 사스 발생 이후 1.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경제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수출비중이 35%에 이르기 때문. 게다가 한국에서도 사스 증세로 의심되는 환자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사스 때문에 한국(20억달러)을 비롯한 아시아는 이미 106억달러의 피해를 보았으며 장기화되면 국내총생산(GDP)의 0.8%에 이르는 5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주가도 급락세다. 일본의 닛케이평균주가는 25일 7669.50엔으로 3월초보다 9.7%나 떨어져 20년 만에 7700엔이 무너졌다. 같은 기간 대만(6.5%) 중국(상하이·6.5%) 한국(5.0%) 싱가포르(3.9%) 등 아시아 증시는 모두 하락했다. 반면 미국의 다우지수는 6.0% 올라 대조를 이뤘다.

▽국제자금도 아시아에서 남미로 이동=현대증권에 따르면 4월에 아시아를 떠난 국제자금은 3억2600만달러에 이르렀다. 작년 12월에 1억3400만달러가 유입됐으나 2월에 600만달러 유출된 뒤 3월에는 1억5400만달러가 떠나 갈수록 유출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반면 올 1∼3월 1억600만달러가 유출됐던 남미로는 4월에 3400만달러 유입됐다. 장선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쳤고 △최근 1년 동안 아시아지역이 상대적으로 자금 유입이 많았으며 △사스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업종별 희비 엇갈려, 수혜 업종에 관심=동원증권 김세중 과장은 한국에서 아직 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주가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증권도 한국에서 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내수에 큰 영향이 없고 주가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사스 환자가 발생한 뒤 계속 확산된다면 주가는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여행 감소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종근당 한일약품 등 제약주들은 사스 발생 초기엔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지만 사스 치료약 개발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반면 △옥션 인터파크 LG·CJ홈쇼핑 등 전자상거래 및 홈쇼핑 업체와 △솔고바이오메디칼 파루 웅진코웨이 크린에어텍 위니아 등 공기청정기 업체 등은 사스의 ‘혜택’을 받고 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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