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경제정책 리더들]<9>산업자원부 주요간부

  • 입력 2003년 4월 28일 18시 00분



《산업자원부는 옛 상공부 시절에는 경제기획원 재무부와 함께 ‘경제부처 빅3’로 꼽혔다. 그만큼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산업진흥에 미친 역할과 영향도 컸다. 한국 경제가 점차 민간주도로 바뀌면서 산자부의 ‘위세(威勢)’는 많이 줄었다. 특히 김대중(金大中) 정부 출범 이후 대외통상은 통상교섭본부, 정보기술(IT) 일부 분야는 정보통신부에 각각 떼어줘 입지가 더 좁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산업정책과 수출정책, 외국인투자 유치, 에너지정책 등 국민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자부를 이끄는 1급 간부들=1급 가운데 선임인 김종갑(金種甲) 차관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산업 및 통상 전문가다. 시대변화로 ‘정체성(正體性) 위기’를 맞고 있는 산자부에 ‘산업 집적화(클러스터)’ 개념을 도입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 후 산업정책국장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중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외국인들로부터도 품위 있다는 평을 듣는 ‘고급 영어’를 구사한다.

박봉규(朴鳳圭) 무역투자실장은 무역과 외국인 투자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투자 주무국장인 국제협력투자심의관으로 상당한 기여를 했다. KOTRA에 ‘외국인 투자지원센터’와 ‘옴부즈맨 사무소’ 등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에너지·자원분야를 총괄하는 배성기(裵成基) 자원정책실장은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통상과 산업 쪽에서 거쳤다. 2001년 에너지산업심의관이 된 뒤 과거 동력자원부 출신이 주로 맡던 자원실장에까지 올라 ‘전공전환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가스산업 구조개편 작업 추진이 부진하자 다른 국(局) 간부들을 불러 밤늦게까지 설명회를 갖는 등 열정을 보였다.

이현재(李賢在) 기획관리실장은 1급 간부 중 유일하게 행정, 또는 기술고시를 거치지 않은 특채 출신이다. DJ 정부 시절 민주당 전문위원으로 파견 나갔다가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지역균형발전국’(가칭)이 산자부에 신설될 경우 기획관리실장 산하에 올 것으로 보여 권한도 꽤 강화될 전망. 윤진식(尹鎭植) 장관의 청주고 후배로 대인관계 폭이 넓다.

김상렬(金相烈)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은 주로 산업과 통상 쪽에서 근무했다. 반도체 생명공학 등 첨단 산업 담당인 생활산업국장을 지냈다. 일 욕심이 많아 1년이 채 안 되는 자원정책심의관 시절 베트남 15-1 광구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세웠다.

‘한국 국가표준(KS)’을 만드는 산자부 산하 기술표준원의 윤교원(尹敎源) 원장은 ‘표준의 산 역사’로 불린다. 표준원의 전신인 공업진흥청 시절을 포함, 20여년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표준업무를 맡아왔다. 서기관 시절에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파견 근무했다.

1급 상당으로 민주당에 파견된 이원걸(李源杰) 수석전문위원은 자원정책심의관 시절 연료별 요금체계 개편과 지역난방공사간 열요금 차이 조정 등 에너지 분야의 굵직한 현안을 깔끔히 마무리했다. 90년대 초에는 국방부와 협의해 최근 국내 업체가 생산에 성공한 ‘초음속 고등항공기’ 개발을 시작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산업정책의 새 틀을 짜는 국·과장=국장 가운데 핵심요직인 최준영(崔俊濚) 산업정책국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한국의 각종 기업규제를 개선하는 것이 주요한 내 임무”라고 자주 강조한다. DJ정부 초기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을 맡은 벤처 활성화의 주역이다. 벤처기업들이 거품과 분식회계 파동 등을 겪으면서 새 성장동력의 역할을 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한다.

오영호(吳永鎬) 산업기술국장은 산자부의 대표적인 ‘마당발’이자 정보통. 대학에서 화공학을 전공한 뒤 경제학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등에 파견 나가 ‘밖에서’ 서기관과 이사관 승진을 했다. 쾌속 승진으로 행시 23회 중 유일하게 본부 국장을 맡고 있다.

홍기두(洪起斗) 자본재산업국장은 동자부 출신. 에너지정책과장 등 에너지 업무를 15년가량 맡다가 자본재산업총괄과장 등 산업 분야로 영역을 넓혀 역시 ‘전공 전환’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산업정책 분야 과장급 가운데 차세대 리더 후보군은 김경식(金景植) 산업정책과장, 안현호(安玹鎬) 자본재산업총괄과장, 전기위원회 김정관(金正寬) 총괄정책과장 등이 꼽힌다. 김경식 과장은 산업연구원(KIET) 연구원들과 한 달에 한번씩 주제를 바꿔가며 토론을 벌인다. 안 과장과 김정관 과장은 서기관인데도 부이사관이 주로 맡는 주무과장을 맡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외 및 에너지 분야 국·과장=이병호(李秉鎬) 국제협력투자 심의관은 “꼼수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결이 곧다는 평. 행시 14회지만 합격 직후 군에 입대해 실제 공직출발은 늦었다. 산업기술국장 등 산업 무역 분야를 두루 거쳤다. ‘세계일류 상품제도’ 아이디어를 냈다.

이승훈(李承勳) 무역정책심의관은 87년 무역위원회 창설 멤버로 무역위 운영의 기본 틀을 닦았다. 김영삼(金泳三) 정부 중반 한승수(韓昇洙)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추천으로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뒤 DJ 정부로 바뀐 뒤에도 1년 반을 청와대에 근무한 다소 ‘이색경력’을 갖고 있다.

이재훈(李載勳) 주미 워싱턴 상무관은 산업정책국장 에너지산업심의관 등 요직을 거친 ‘기대주(期待株)’. 산자부 내에서 ’제2의 김종갑’으로 불릴 만큼 산업과 통상 분야의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임채민(林采民) 공보관은 대통령 비서실에 두 차례 파견 가는 등 ‘밖에서’ 서기관과 부이사관 승진을 했다. 행시 24회의 선두주자.

고정식(高廷植)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은 동자부 출신으로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총괄하고 있다.

오일환(吳日煥) 자원정책과장과 염명천(廉明天) 석유산업과장 등 두 명의 부이사관 과장도 동자부 출신으로 두 명 모두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서석숭(徐錫崇) 자원개발과장은 4차례나 해외경험을 한 해외분야 전문가로 이르쿠츠크 가스관 건설 협상 주무 과장이다. 특별취재팀

▼산자부출신 기업인 ▼

산업자원부는 그동안 부처 이름이 많이 바뀌었다. 1993년 상공부와 동력자원부가 합쳐져 상공자원부가 된 뒤 통상산업부를 거쳐 DJ 정부에서 산자부로 변신했다.

부이사관 이상 간부 46명의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43.4%로 가장 많고 이어 연세대 19.6%, 성균관대 10.9%다. 특히 1급 7명(민주당 전문위원 파견 포함) 가운데 성균관대가 3명이나 된다. 반면 윤진식(尹鎭植) 장관 출신 대학인 고려대 출신 실·국장은 한 명밖에 없다.

출신지역은 △서울 경기 26.1% △부산 대구 울산 경남북 28.3% △광주 전남북 21.7% △대전 충남북 21.7% 등이다.

산자부 출신 경제관료 가운데는 특히 최고경영자(CEO) 등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기업인이 많아 눈길을 끈다.

통상산업부 차관을 지낸 뒤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사장과 LG상사 부회장, 데이콤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운서(朴雲緖) 회장이 대표적. 박 회장은 99년 ‘신바람 경영’이란 책을 낼 정도로 ‘민간 경영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

99년 12월 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선박엔진 부문을 합병해 설립된 ‘빅딜 기업’인 HSD 사장으로 2000년 1월 취임한 김균섭(金均燮) 전 산자부 기획관리실장도 비슷하다. 그는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던 공장을 창원으로 이전 통합하는 등 구조 개편과 조직 내 화합분위기 조성을 통해 취임 첫 해에 경영을 흑자로 돌렸다.

또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검사업체 ㈜메카텍스 김정곤(金正坤) 사장, 동원 F&B 박인구(朴仁求) 사장, 온라인 전자상거래(B2B) 업체 ‘e코리아 플랫폼’의 이우석(李愚錫) 사장, 모바일 솔루션 벤처기업 ‘마이크로랩스’의 강순곤(姜淳坤) 사장도 산업관료로 젊은 시절을 보낸 뒤 민간 CEO로 변신했다.

이 밖에 홍순직(洪淳直) 삼성 미래전략위원회 부사장, 정만원(鄭萬源) SK㈜ 전무, 장일형(張一炯) 삼성전자 전무도 상공부나 동자부를 거친 ‘범(汎)산자부 맨’이다.

산업자원부 1급 이하 주요 간부
직급이름현직연령출신 지역출신 학교공직입문
1급김종갑차관보52경북 안동대구상고, 성균관대 행정학과행시 17회
박봉규무역투자실장50경북 청도이서고, 경북대 법학과행시 17회
배성기자원정책실장50전남 여천여수고, 성균관대 법학과행시 19회
이현재기획관리실장54충북 보은청주고, 연세대 전자공학과특채
김상렬무역위상임위원56서울덕수상고, 연세대 행정학과행시 18회
윤교원기술표준원장51경북 의성경기고, 서울대 항공공학과기시 13회
이원걸민주당 전문위원 파견54부산동아고, 성균관대 행정학과행시 17회
본부 국장최준영산업정책국장52경북 칠곡경북고, 서울대 무역학과행시 20회
이승훈무역정책심의관48충북 청원서울고, 서울대 인류학과행시 21회
오영호산업기술국장51서울서울고, 서울대 화학공학과행시 23회
홍기두 자본재산업국장49서울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행시 21회
이병호국제협력투자심의관53충북 옥천옥천실업고, 건국대 행정학과행시 14회
임채민공보관45서울서울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행시 24회
고정식전기위원회사무국장48서울 중앙고, 서울대 화학공학과특채
김용근본부 대기47전남 순천순천고, 서울대 경제학과행시 23회
국내외
파견(국장급)
이재훈주미 대사관 상무관48광주광주일고, 서울대 경제학과행시 21회
허 문주일 대사관 상무관55경남 진해경남고, 서울대 외교학과행시 18회
심윤수주중 대사관 상무관51경기 이천용산고, 성균관대 경제학과행시 18회
이태용제네바유엔사무처48경기 가평서울고, 서울대 정치학과행시 22회
김신종한국생산기술연구원53경북 안동경북고, 고려대 행정학과행시 22회
신동식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51경남 하동진주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행시 22회
나도성중앙공무원교육원48광주광주일고, 서울대 영어교육과행시 22회
정준석국방대학원52충남 천안용산고, 연세대 경영학과행시 19회
최평락외국인투자지원센터48충남 논산서울고, 연세대 행정학과행시 23회
조 석미 조지타운대46전북 익산전주고, 서울대 외교학과행시 25회
이강후미 UC버클리대50강원 원주원주고, 강원대 법학과행시 22회
기술표준원
부장
(국장급)
김윤광기초기술표준부장55대구대구고, 연세대 경영학과행시 15회
김선호생물화학기술표준부장51서울신일고, 서울대 화학교육과특채
김기호적합성평가부장51대전대전고, 충남대 행정학과행시 18회
홍종희자본재기술표준부장50전남 나주전남기계공고, 전남대 기계공학과기시 13회
본부
과장
이동근총무과장46서울대광고, 연세대 행정학과행시 23회
정진대무역정책과장51 전북 전주서울사대부고, 서울대 지리교육과행시 22회
김영학투자정책과장 47경북 예천대광고, 연세대 법학과행시 24회
오일환자원정책과장48충남 공주대전고, 성균관대 경영학과행시 22회
서석숭자원개발과장46서울서울고, 한양대 행정학과행시 23회
염명천석유산업과장49전북 정읍광주일고,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행시 24회
김경식산업정책과장47충남 논산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시 23회
김호원산업기술정책과장 45경남 밀양동래고, 부산대 경제학과행시 23회
윤동섭섬유패션산업과장49서울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행시 22회
김 열조사총괄과장 54울산부산상고, 서울대 경제학과행시 20회
행시는 행정고시, 기시는 기술고시, 자원정책심의관 에너지산업심의관 생활산업국장 감사관은 공석. 자료:산업자원부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2003 경제정책 리더들 취재팀 ▼

▽팀장〓권순활 경제부 차장

▽팀원〓구자룡 이은우 김동원 김광현 천광암 공종식

황재성 송진흡 고기정 기자(이상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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