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미디어는 지금]첨단기술 덕택에 광고 안보고 TV시청

  • 입력 2003년 5월 1일 19시 10분


미국 첨단기술 덕분에 시청자들이 광고를 안 볼 수 있게 되면서 방송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광고를 주수입원으로 하고 있는 방송사들이 수익모델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 핵심 테크놀로지는 티보(TiVo)와 같은 개인용 디지털 비디오 녹화기(PVR)나 TV와 DVD 플레이어 기능을 통합한 최신 PC다.

2001년부터 시판된 티보는 개인용 PVR를 TV에 연결해 사용한다. 프로그램을 녹화할 수 있으며 비디오테이프를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로 바꾼 것이 핵심이다.

소니가 올해 시판하고 있는 ‘디지털스튜디오’란 이름의 컴퓨터는 대용량 하드디스크, DVD-RW, TV 연결단자가 내장돼 있다. 이 컴퓨터 이용자는 소프트웨어만 활용하면 광고를 건너뛰고 프로그램만 시청하고 있다.

이들 기기의 탄생은 미국 내 파티문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티 때문에 저녁 프라임타임대 TV 프로그램들을 보지 못하는 이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제품이다.

티보 사용자의 80%가 광고를 건너뛰고 ‘알맹이’ 프로그램만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내 티보 보유 가구 수가 70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면 이는 사실상 방송사 수익모델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방송사들은 벌써부터 프로그램에 1개 광고주만을 끌어들이고 있다. 프로그램 앞뒤에 ‘후원’ 형식으로 기업광고를 넣는 것이다. 미국 CBS 드라마 ‘에브리보디 러브스 레이먼드(Everybody Loves Raymond)’는 이런 방식으로 피자헛의 단독 후원을 받고 있다. 후원사는 제작비 전액을 지불한다.

광고 효과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소니 및 BMW 등은 아예 자체 제작비를 들여 만든 드라마를 홈페이지에 띄워놓기도 한다. 광고주들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신기술의 위협에는 동의하지만 창의적인 광고만이 시청자의 눈길을 끌 것이라는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며 창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허행량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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