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유상은 한밤중에 궁궐 사람들에 의해 납치되다시피 해서 입궐을 하게 됐다. 숙종이 천연두를 앓았는데 이를 지켜보던 대비가 어의를 불신해 유상을 몰래 불러들인 것이다.
숙종을 진맥한 유상은 “힘줄과 뼈가 약하고 혈맥이 막혀있어서 천연두가 심해졌다”고 결론짓고 독소를 없애는 저미고(猪尾膏)를 쓰려고 했다. 그러나 ‘왕의 몸이 허하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 대비가 투약을 금지했다. 유상은 죽음을 각오하고 소매 속에 약을 감추고 들어가 왕께 약을 올려 완쾌시켰다.
훗날 숙종이 유상의 공로를 칭찬하기 위해 궁궐로 부른 후 “못 먹는 사람의 몸이 허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끼니마다 산해진미를 먹는 내 몸이 왜 허하다는 말이냐”고 되물었다. 유상은 “전하께서는 산해진미를 많이 드신 탓에 풍체는 좋으시지만 몸속에 노폐물이 많고 철분을 비롯해 몸에 꼭 필요한 것은 부족해 원기가 허하다고 한 것입니다”라고 했다.
요즘 사람들은 옛날 사람들에 비해 영양상태가 분명히 좋다. 그러나 편식이나 과잉섭취로 인해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의 불균형은 오히려 심한 편이다. 균형 잡힌 식사와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김주영 우리한약재되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약촌부부한의원 원장 magic339@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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