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시대의 변화를 바닥에 이미지로 표현하고 햇볕을 끌어들이는 장치와 노약자를 위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등 역사성을 살리고 자연 친화적으로 지하보도를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새로운 지하보도=지하보도 중앙 부분은 ‘모태(母胎)’ 또는 ‘우주 공간’을 상징하는 원형 바닥재로 꾸민다.
여기서 4개 방향 출구로 이어지는 바닥은 화강석으로 만든다. 각각 전 근대, 근대, 현대, 미래의 이미지인 숲(기억) 기계(변화) 물결(진화) 다양함(화해)을 떠올리도록 바닥을 디자인할 계획이다.
또 세종로에 조선시대 관서인 육조(六曹·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 육조거리 상징물이나 미니어처를 설치해 박물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보행 통로의 기둥과 지붕은 숲 속의 산책로를 걷는 느낌이 들도록 연출하고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조형물과 워터스크린을 만들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광케이블을 이용해 햇볕을 내부로 끌어들이는 태양광 직광 장치. 지하철 5호선과 연결된 점을 감안해 전기가 끊겼을 때 출구를 쉽게 찾도록 도와 준다.
▽편의시설=노인 어린이 장애인 등 이른바 ‘교통 약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입구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
백화점이나 호텔로 이어지는 지하보도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곳은 많지만 지상으로 연결되는 지하보도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는 건 이번이 처음.
간단한 연주나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미니 갤러리’와 가판대, 서울시의 옛 모습을 알리는 ‘사이버 역사 박물관’과 ‘사이버 홍보관’도 들어선다.
▽통행 불편 대안=세종로사거리에 횡단보도를 설치해 지하보도 공사에 따른 통행불편을 덜어줄 계획이다.
현재 세종로사거리의 동서방향(종로1가∼신문로) 도로 양쪽에는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남북방향(태평로∼세종로) 양쪽 도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공사 기간에 지하보도를 전면통제해도 통행에 별 지장이 없겠지만 가능한 한 부분 통제해 불편을 줄일 계획이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 유길상(劉吉相) 시설관리2부장은 “서울의 대표적인 지하보도인 광화문 지하보도가 1966년 만들어져 너무 낡았기 때문에 역사성과 편리성을 함께 갖추는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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