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일 노무현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한미공조 복원엔 후한 점수를 줬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대 이하’라고 평가했다. 현 정부 출범 100일 동안 국정혼란이 계속되고 대통령 주변의 각종 의혹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순봉(河舜鳳)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공조를 재확인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축하 메시지를 보낼 수는 없는 것 같다”며 “편을 가르는 ‘코드정치’와 아마추어의 미숙함으로 반복되는 국정 대혼란, 대통령 주변의 온갖 의혹은 아직도 무성하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어 “노 정부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도 분열통치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언론 탓을 늘어놓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미숙한 정치행태”라고 덧붙였다.
김진재(金鎭載) 최고위원도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실시된 언론사들의 부정적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한 뒤 “노 대통령은 자숙하고 경제와 민생 챙기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굳건한 한미관계를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 △법과 원칙에 의한 국정운영 △‘아마추어 내각’의 교체 △대통령 주변 각종 의혹의 엄정 조사 등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 안에 100개 입법을 성공한 것은 야당의 협조 때문이었고, 우리도 그런 상황이라면 그 이상의 성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양현덕(梁賢德)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은 적어도 노 대통령처럼 취임 후 100일 동안 언론과 싸움을 하거나 신당 타령으로 사회의 불안을 조장하지는 않았다”고 비판했다.
자민련도 한나라당의 평가 기조와 비슷했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국정 경험과 경륜 부족으로 인한 일부 인사들의 정책적 시행착오가 국정혼란과 경제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게 국민의 지적”이라고 언급했다고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이 전했다. 정우택(鄭宇澤) 정책위의장도 “정책혼선과 사회갈등 조정능력의 미흡으로 국민들이 아직 참여정부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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