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권희의 월가리포트]후세인 두아들 사망 美 '안도의 랠리'

  • 입력 2003년 7월 23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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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다면 성형수술이라도 받겠다.”

미국에서 구직의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나이가 든 해고자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나이를 숨긴다. 온라인으로 구직활동을 돕는 핫잡스(Hotjobs)의 여론조사 결과 ‘나이를 숨기기 위해 이력서에 생년월일을 기재하지 않은 경험이 있는’ 구직자가 63%나 됐다. ‘성형수술이라도’라고 말하는 사람도 18%를 차지했다. 나이가 많은 구직자는 직장 경력도 최근 10년치만 써넣고 기대 수준을 낮춰 직장을 찾고 있다.

미국의 경기변동을 판정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미국이 2001년 11월에 경기침체에서 벗어났다고 최근 발표했지만 아직껏 고용이 되살아나지 않아 체감경기는 여전히 침체 국면이다. NBER조차 “2001년 11월부터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그 이후에 다시 경기후퇴기에 접어들었는지에 대해선 판정하지 않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NBER의 발표가 보도되자 언론사에는 “장난치느냐”거나 “실업자들에게 (경기상태를) 물어보라”는 등 항의성 전화가 빗발쳤다. 바닥 탈출 이후 1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고 주가는 떨어졌으며 기업 파산이 늘어났는데 웬 회복세냐는 것이다.

그래도 제조업을 포함해 산업 전반이 본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어 월가의 분위기를 밝게 하고 있다. 경기지수를 발표하는 민간기구인 콘퍼런스 보드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는 낭보를 전했다. 이달 말부터 미국의 가정에 세금을 깎아주는 수표가 배달되면 소비가 활발해져 경제가 활력이 넘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22일 뉴욕증시는 오전엔 약세로 시작했으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이 미군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강한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이들의 사망은 이라크 내에 여전히 남아있는 후세인 지지세력을 약화시켜 전쟁을 실질적으로 끝내게 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안도의 랠리’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이날 장 마감 후 세계 최대의 온라인서점인 아마존이 월가의 기대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해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6% 급등했다. 이 회사는 아직 순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2·4분기 중 순손실은 4300만달러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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