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고령화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선진국들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또다시 경고신호를 보냈다. 이 경고는 경제성장 만큼이나 압축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에도 해당된다.
OECD는 최근 ‘고령화 사회와 커져가는 연금위기’라는 보고서를 통해 “회원국들이 제각기 연금제도 개혁에 나서고 있지만 조기퇴직을 막는 제도와 가치관의 변화가 병행할 때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50년엔 2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려야=일하지 않는 노인 인구의 증가는 경제에 깊은 주름살을 지게 한다.
OECD는 퇴직연령을 높이지 않는 한 회원국의 평균 노인 부양비율이 현재의 22%에서 2050년엔 46%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부양비율은 만 65세 이상의 인구를 20∼64세 인구와 비교한 것으로 2050년엔 65세 인구 1명을 먹여 살리기 위해 20∼64세 연령층에 속하는 2명이 산업생산에 매달려야 한다는 의미다.
▽55세 이상의 취업률을 높여야=OECD가 제시한 단기적 해법은 55세에서 64세에 이르는 ‘고령화 직전’ 세대의 고용을 늘리는 것. OECD 조사 결과 이에 속하는 연령층의 취업률은 평균 48%이지만 나라별로 25%(프랑스)에서 70%(스위스)까지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률이 낮은 나라의 경우 장기 결근을 하거나 장애인 연금을 타는 방식 등으로 사실상 정년을 2, 3년 앞당겨 조기퇴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OECD는 노인 취업을 돕기 위해 이들에 대한 고용 차별을 없애고 재교육을 강화하며 노년층에 맞는 근로시간 근로조건 등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퇴직 후 18년을 논다=OECD 분석에 따르면 회원국 중 한국의 평균 퇴직연령은 67.1세로 일본(69.1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퇴직 후 사회안전망 등이 미비해 선진국에 비해 조기퇴직하기 어려운 구조 탓으로 분석된다.
반면 평균수명은 암 등 3대 사망원인을 적절히 예방한다고 가정하면 85∼87세까지 늘어나 퇴직 후 20년 가까이 놀게 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이미 2000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19년에는 노인 인구가 14% 이상인 고령사회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 동력이 노인인구 활용에 달려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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