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공종식/70년만에 단종 폴크스바겐 '비틀'

7월 31일 폴크스바겐 멕시코 공장에서는 마지막 ‘비틀(Beetle)’을 생산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비틀은 “국민들이 탈 수 있는 차량을 생산하라”는 아돌프 히틀러의 지시에 따라 1934년 생산이 시작된 자동차지요. 폴크스바겐은 독일어로 Volk(국민)의 소유격 Volks와 Wagen(자동차)이 합쳐진, 말 그대로 ‘국민차’ 회사입니다. 독일에서는 보통 V와 W만 발음해 ‘파우베(VW)’라고 부릅니다. 이날 마지막 생산된 비틀은 2152만9464번째 제품.

비틀은 세계 20여개국에서 만들어 왔으나 1980, 90년대 들어 대부분 생산을 중단했고, 멕시코만이 유일한 생산지였는데 주로 택시로 많이 팔렸답니다. 그러나 최근 멕시코 당국이 ‘투 도어’ 택시를 없앤 데다 최신 차종과의 경쟁에서 밀리자 생산이 중단된 것입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생산된 물량 3000대는 소장가치 때문에 수집가들이 멕시코로 몰려들고 있다 합니다.

많은 소비자들은 폴크스바겐 하면 비틀을 떠올리며 귀여운 모습에 친근감을 느낍니다. 폴크스바겐측은 60년 전에 디자인한 이 차에 대한 애정을 새로운 수요로 연결시키기 위해 90년대에 ‘뉴 비틀’을 내놓았습니다.

딱정벌레 모양의 디자인 컨셉트를 현대적으로 살린 이 차는 디자인 단계부터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양산이 시작되자마자 비틀에 대한 향수와 동경을 가진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길에 나서면 모든 사람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이 차를 본 사람은 구매욕에 전염된다는 점에서 ‘바이러스 마케팅’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폴크스바겐 하면 즉각 비틀이나 뉴 비틀을 떠올리기 때문에 국내 폴크스바겐 수입업체는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저희 비틀 말고도 세단, 밴, 스포츠카 다 팔거든요?”

공종식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