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003]HP 첨단 IT 발표회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59분



“복잡한 기술에 질려버린 소비자들에게 오늘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쉽고 재미있는 기술, 합해지면 더 좋아지는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을 디지털 경험의 중심에 있게 하겠습니다.”
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HP)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뉴욕에서 각국 취재기자들 앞에서 디지털 카메라와 프린터, 스캐너, 사진인쇄용지 등 150여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쉬운 기술을 강조했다.
맨해튼의 HP빌딩. 화려하게 치장하는 한국 기업의 신제품 설명회와는 달리 수수하다 못해 허름해 보이는 스튜디오에서 피오리나 회장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HP를 ‘주류 디지털 가전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11일 선보인 휴렛팩커드의 첨단제품 DVD 무비 라이터(왼쪽)와 투명 스캐너. DVD 무비 라이터는 컴퓨터와 VCR를 연결하면 아날로그 비디오테이프를 바로 디지털로 바꿔 저장해 준다. 뉴욕=홍권희특파원, 뉴욕=AP연합


피오리나 회장은 이를 위해 “올 가을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내놓으면서 공격적인 가격 마케팅을 벌이는 등 3억달러의 마케팅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빅뱅(대폭발)’이라는 이름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프린터시장 점유율을 37%에서 41%로 끌어올린 HP는 이번 마케팅을 ‘빅뱅2’로 부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HP의 이번 공세에 따라 삼성 소니 필립스 파나소닉 등의 디지털 가전제품 시장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HP는 디지털제품 전문판매점에 ‘미디어 센터’를 설치해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게 할 계획이다. 다음은 HP가 이날 발표한 대표적 신제품들.
▽DVD 무비 라이터 dc3000=VHS 등 각종 사양의 비디오테이프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DVD로 바꿔주고 간편하게 편집해주는 업계 최초의 신제품. 9월 중순 소비자가격 399달러에 시판 예정.
▽모바일 카메라 부착 iPAQ 포켓PC=포켓PC 끝에 달린 작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입력해놓은 e메일 주소로 즉각 무선 전송할 수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로 사진이 보내진다. 렌즈 목이 180도 회전 가능하다. 4배 디지털줌 카메라의 해상도는 1.3메가픽셀. 10월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
▽포토스마트 디지털 카메라=원터치로 쉽게 사진을 찍어 카메라 도크에 얹어놓으면 PC에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30여곳에 동시에 e메일로 전송하거나 인쇄할 수 있다. 635기종(179달러)은 시판 중이며 945기종(549달러)과 435기종(149달러)은 9월 시판 예정.
▽속이 보이는 스캐너=스캔작업을 하고 있는 책 등을 투명유리를 통해 볼 수 있다. 9월 말 시판되며 149달러, 199달러 두 종류.
▽8색잉크와 염가 인쇄용지=현재의 6색 잉크에 회색을 추가한 업계 최초의 8색 잉크는 데스크젯 프린터용으로 전문가용 화질을 제공한다. 디지털 사진 인쇄용지를 값싸게 보급한다는 전략. 4×6인치짜리가 한 장에 0.1달러, 8×10인치짜리는 0.15달러에 내놓는다. 디지털 카메라 사용이 늘어나 ‘가정에서 인쇄하고 싶다’는 소비자 비율이 80% 이상인 추세를 감안한 제품이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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