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외교통상부와 농림부에 따르면 카를로스 카스티요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24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대사급 비공식 협의 과정에서 ‘각료회의 선언문 2차 초안’을 마련해 WTO 회원국들에 통보했다.
이번 초안은 이달 13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발표한 절충안을 기초로 만들어졌지만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혜택이 강화돼 한국의 개도국 지위 유지가 우리 농업의 사활을 결정하는 관건으로 떠올랐다.
▽개도국에는 혜택=이번 초안은 미국-EU 절충안에 비해 개도국에 대한 배려가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우선 관세는 개도국이 선진국에 비해 완화된 감축률과 이행기간을 적용받는다.
쌀 등 민감한 품목 가운데 특별품목(SP)은 수입개방 확대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고 쌀이 특별품목으로 분류되면 DDA협상 이후 쌀에 대한 개방 압력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게 된다.
국내보조금도 개도국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감축률과 긴 이행기간을 적용받는다. 보조금 지급의 여유가 생기는 만큼 쌀 농가에 혜택을 줄 수 있다.
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은 꾸준히 ‘저율관세 의무수입량(TRQ)’의 감축 및 폐지를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개도국 지위를 얻지 못하면 2006년부터 큰 폭으로 쌀 시장을 열어야 한다.
▽개도국 지위는 어떻게=DDA 농업협상은 우선 관세 및 보조금 감축에 대한 세부원칙을 확정한다. 그런 다음 이 원칙에 따라 각국이 품목별 이행계획서를 작성해 다른 회원국과 협상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개도국 지위에 대한 다른 나라의 이의가 없으면 곧바로 개도국 지위를 얻게 된다. 다만 협상상대국 중 한곳이라도 반대하면 개도국 지위를 얻을 수 없다.
이명수(李銘洙)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농산물 거래가 많은 주요 협상대상국을 설득할 수 있다면 개도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 호주 캐나다 중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입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개도국 지위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농업을 제외한 다른 산업분야 경쟁력이나 소득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농업 분야에서만 개도국으로 남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제5차 WTO각료회의에서 채택할 농업협상 초안 주요 내용 | |||
항목 | 주요 쟁점 | 내용 | 미국-EU절충안 |
국내 보조 | 보조금 종류에 따른 감축 비율 | -감축대상보조(AMS)=우루과이라운드(UR) 이행 최종연도 기준으로 감축(구체적 비율은 미정) -생산 조정을 전제로 한 보조(BlueBox)=( )년까지 2000∼2002년 농업총생산액의 5% 이하로 지급 가능, 이후 ( )년에 걸쳐 매년 ( )%감축 -최소허용보조(de-minimis)=( )% 감축 | -AMS=구체적 감축 비율은 미정 -Blue Box= 농업총생산액의 5%를 초과해서는 안됨 -de-minimis=구체적 감축 비율은 미정 |
시장 접근 | 일정수준 이상 관세율 적용하는 품목 | 관세율이 최고 ( )%를 넘는 품목은 최고 수준 까지 감축하거나 반대급부 제공 방식으로 시장접근 확대 보장 | 최대한 감축 |
수출 경쟁 | 수출 보조 | -개발도상국 관심 품목에 대한 수출 보조=( )년에 걸쳐 철폐 -기타 품목=철폐를 전제로 감축 | 개도국 관심 품목에 대한 수출 보조는 단계적으로 철폐. 구체적 기간은 미정 |
( )는 수치 미정. - 자료:농림부 |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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