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어렸을 때 사마귀에 물리면 피부에 사마귀가 생긴다는 말이 있었다. 필자 역시 이 말을 믿고 사마귀만 보면 전전긍긍했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마귀는 갑자기 피부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약을 발라도 좀처럼 낫지 않지만 어떤 경우는 그냥 내버려 둬도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이상한 병이다.
사마귀는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면 잘 생기는데 요즘에는 아토피체질의 10대 초반의 아이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노인들도 사마귀가 생기는데 피부노화가 주원인으로 전염 우려는 없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잘 생기는 사마귀는 피부접촉으로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마귀의 절반 정도는 일년 내에 사라지지만 그 이상 갈 경우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보통 사마귀는 콩알만 한 살점이 피부위로 도드라지는 ‘심상형’이 가장 흔하며 한방 치료로도 잘 낫는 편이다.
처음부터 수술 칼로 도려내거나 전기나 레이저로 지져 없애는 ‘파괴적’ 치료는 몸에 상처를 남기고 재발 가능성도 높으므로 가급적 피부에 저항력을 키워서 저절로 없어지도록 하는 게 좋다.
자꾸 만지거나 손톱으로 긁으면 옆의 피부로 번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상처를 내면 안 된다. 그 대신 예로부터 사마귀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한방연고인 자운고를 바르거나 살구씨 또는 율무를 갈아 물에 개어 바르면 좋다.
사마귀 부위에 뜸을 뜨는 것도 예로부터 전해진 효과적인 한방 치료법이다. 사마귀가 생기는 체질은 폐에 열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열결(列缺)’이란 경혈에 굵은 침을 놓으면 신기하게도 잘 없어진다. 이 ‘열결’혈은 손목에 있는 폐경락에 속한 경혈로 피부병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대표적인 치료 혈이다.
윤영석 춘원당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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