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부 지역은 전기와 수도 공급이 정상화 되지 않은 데다 주택을 잃은 주민들이 임시 거주할 ‘컨테이너 하우스’ 지급이 늦어지는 등 일부 지역 이재민들의 불편이 여전한 상태다. 복구 진척상황과 남은 과제들을 짚어봤다.
▽부산=컨테이너크레인의 붕괴로 큰 피해를 봤던 부산항은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궤도를 이탈한 자성대부두의 크레인 3대 중 2대는 내달 13일, 나머지 1대는 내달 말까지 복구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크레인 6대가 붕괴된 신감만부두에 새로 배치될 크레인 3대도 내달 말까지 설치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산항은 야간 하역작업과 함께 크레인의 가동률이 높아져 내달 말경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층 침수로 인한 정전과 유리파손 등으로 영업중단 상태인 해운대 한화리조트와 한국콘도는 10월 중순이 지나야 영업이 가능할 전망이다.
송도해수욕장은 상가건물이 많이 파손되고 복구비지원금도 부족해 예전의 모습을 찾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의 경우 지금까지 군장병과 자원봉사자 등 연인원 1만여명이 동원돼 복구작업을 벌였지만 전체 가구의 절반인 400여 채의 가옥이 무너지거나 부서지는 등 피해가 심해 쓰레기처리와 주변 정리만 끝났다. 주민의 절반인 1000여명은 현재 이웃집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울산=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에서 이천리 배내골까지의 지방도 4km 구간과 울주군 서생면 신임리와 나사리간의 해안도로 3km 구간이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 산사태와 해일 등으로 유실된 이 도로의 복구가 지연되면서 통행 차량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 북구 강동동 등지의 도로 10곳과 하천 26곳, 방파제 7곳, 임도 5곳 등도 응급복구만 마친 상태다.
울산시는 이들 피해지역을 복구하는데 1021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국비지원을 요청해놓고 있다.
시는 그러나 가로등과 가로수, 신호등 등 시가지 시설물에 대해서는 대부분 복구를 마쳤다.
시는 또 태풍 피해로 실의에 빠진 과수농민들을 돕기 위해 낙과 배의 절반인 1만6027t을 17일부터 20kg당 1만원씩 매입하고 있으며, 각 사회단체 등에서도 ‘낙과 사주기 운동’을 펴고 있다.
▽경남=경남 마산시 K아파트와 H타운은 침수피해로 기계실 등이 완전 복구되지 않아 각 세대에는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1층까지 내려가 생활용수를 길어다 쓰는 불편을 겪고 있다.
H타운 입주민 정모씨(45·여)는 “수돗물이 장기간 끊기면서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세탁기도 쓸 수 없다”며 “특히 화장실 이용이 어려워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이번 주말까지 단전과 단수지역의 복구를 모두 마친다는 계획이다.
거제지역 74가구의 이재민 가운데 60가구에는 임시 거처인 컨테이너 하우스가 지급됐다. 나머지 14가구를 비롯해 마산과 거창 각 7가구 등은 컨테이너 하우스의 지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태풍으로 무너진 함안과 창녕 등지의 비닐하우스는 1098ha 가운데 719ha만 철거를 마쳤다. 거제와 통영, 고성 등 남해안의 시설물 복구는 도시지역에 비해 훨씬 더디다는 지적이다.
경남도는 21일과 24일에 이어 26일도 ‘태풍 피해 복구 전 도민 참여의 날’로 지정하고 공무원과 군인, 경찰 등 모두 1만9900여명의 인력을 의령군 봉수면 등에 투입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마산=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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