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 오정구에서 사회복지과장으로 근무하는 박순남씨(53)는 부천지역에서 ‘공무원 심판’으로 통한다.
1994년 대한배구협회 공인심판 자격증을 딴 뒤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배구대회의 정식 심판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구선수 출신도 아닌 그가 배구와 인연을 맺은 것은 76년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부천시 소사구 심곡동에서 근무하던 그는 중고교시절 취미로 시작한 배구의 매력에 빠져 동네 주부들로 구성된 어머니배구단을 만들었다.
시의 허락을 받아 감독을 맡은 박씨는 선수들을 지도하며 다른 동네에도 배구단 결성을 권유했다. 78년에는 부천에서 처음으로 10개 팀이 참가한 동(洞)대항 어머니 배구대회를 열었다.
그는 매년 배구대회를 주도적으로 개최하며 부천지역에 배구 동호인을 늘리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부천시 배구협회는 박씨의 배구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해 85년 그를 총무이사로 임명했다. 이 때부터 그의 활동은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95년 경기도교육청과 협의해 부천지역에서 처음으로 창단한 소사초등학교 배구부는 이듬해 경기도추계배구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최근까지 경기도가 주최한 배구대회에서 무려 24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올 6월 열린 제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다.
99년에는 소사중학교에 배구부를 만들었다. 이 학교 배구부도 2000년 경기도추계배구대회에서 우승하더니 올 5월 열린 ‘제58회 전국 남녀종별 배구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98년부터 한국배구슈퍼리그와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등이 부천에서 열린 것도 모두 배구 붐 조성을 위한 그의 숨은 노력 때문이었다.
그는 심판으로서도 부지런하게 활동한다. 공무원이기 때문에 매번 휴가를 내고 코트에 서야 하지만 95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배구슈퍼리그 등 최근까지 24차례나 국내 대회의 심판을 봐 4차례나 심판상을 받았다.
박씨는 “부천에서 우수한 청소년 선수들이 배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꿈이 있다면 부천에 여자 실업배구팀을 창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월 1일 열리는 부천시 승격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제17회 부천시문화상 체육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상패와 2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상금은 전액 생활형편이 어려운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기로 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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