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이 본보기로 죽인 짱꼴라도 있어. 다들 새로운 중국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 자기 목숨 따위 언제든 내놓을 수 있다는 표정이라, 솔직히 말해서 중경군은 만만치가 않았어. 중대장도 그런 생각이었는지, ‘뒤에서 내리치면 안 돼, 앞에서 똑바로 쳐다보고, 잘 봐!’라면서 변발을 꽉 잡고 군도로 목을 쳤는데, 목이 좀처럼 날아가지를 않는 거야. 끔찍하게 아팠을 텐데, 그 젊은 짱꼴라는 두 눈을 부릅뜨고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어. 보다 못해서, 소를 도살한 적이 있다는 늙수그레한 소집병이 단도로 목을 쳤지, 슉∼하고 분수처럼 피가 솟더니, 내 온몸이 피투성이가 됐어. 두 손으로 들었는데도 머리통이 어찌나 묵직하던지. 중대장의 명령으로 새끼줄에 묶어 삼나무 가지에 매달았지. 목숨은 이미 끊어졌는데, 피범벅이 된 얼굴에 눈이 번쩍거리는 거야…번쩍 번쩍 번쩍 번쩍…매일 밤,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으면 어둠 속에서 그 눈이 빛나 잠을 잘 수가 없어….”
밖에서 추위를 견디며 줄 서 있는 병사들이 토비행(討匪行)을 불러댔다.
끝없는 이 진흙탕
이틀 밤 사흘 낮 먹지 못하고
비바람 몰아치는 철모
쓰러져 울음소리 그친 지 오랜
말의 갈기를
지금은 유품이라 헤어지지 못하네
발굽 자리에 핀
가을꽃 이슬 맺히고
아련한 풀벌레소리 해지는 하늘
담배는 떨어졌고
성냥마저 젖어
굶주린 밤 추위여
우리는 예로부터
해 솟는 나라의
용감한 무사
잡초 우거진 주검에도 후회는 없으니
아아 동쪽 하늘 저 멀리
비구름 뒤흔들며 울리는
우군의 비행기소리
글 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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