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장을 침울하게 만든 악재는 달러화 가치 하락과 유가 급등이었다. 달러화는 이날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미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약한 달러’정책이 미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이탈시키고 따라서 달러가치를 더 떨어지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달러 약세는 주가 하락을 낳고, 이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가속화하는 등 악순환의 고리에 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가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의 경우 이날 배럴당 33달러 선을 돌파해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가가 오르면 대부분의 기업 이익이 줄어들기 마련이고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기 때문에 증시엔 악재로 작용한다.
이것들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미국이 중국산 섬유제품에 대한 쿼터 지정 등 보호무역 조치를 취함에 따라 달러 약세를 부채질했으며 원유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한다. 물론 유가상승에는 이라크 상황 등 지정학적인 요인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
여기에다 월가의 ‘스캔들 바람’은 그칠 줄 모른다. 뮤추얼 펀드에 대한 감독이 불충분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고, 이 문제는 주식매수세를 주춤하게 하고 있다. 또 18일 오후엔 미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이 맨해튼의 세계금융센터 빌딩에 있는 통화거래회사 프리스타를 급습하여 증권 및 통화 사기 사건과 관련해 48명을 체포하는 일이 있었다. FBI는 거래원들을 수갑을 채워 연행해 가면서 기자들에게 “오랫동안 조사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19일 발표될 예정.
“패닉 조짐은 전혀 없다”는 낙관적인 해석도 있다. 이들은 이번 주 매도공세에 대해 “27일 추수감사절 휴일을 앞두고 거래가 줄어들기 전에 현금화하려는 것”으로 본다. “연말까지 강한 장을 앞두고 쉬어가는 국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수익 호전 공시와 경기회복세를 확인해주는 경제지표 등 호재에는 무덤덤하고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최근 장세와 관련해 “올 3월 이후의 랠리를 이어 온 주가가 조정기에 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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