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소리없이 다가오는 안락함…쎄라토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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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라토를 타 보면 정말 기아차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鄭義宣) 기아차 부사장은 5일 쎄라토 발표회장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필자를 포함해 몇 명이 쎄라토를 함께 타 봤다. 운전석에 앉아보니 준중형차인데도 불구하고 넓다는 느낌이 들었다. 동급 차종 중에서는 실내가 가장 넓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

시동을 걸었다. 시동이 걸렸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정도로 소음이 거의 없었다. 물론 속도를 높여감에 따라 엔진소리도 커졌지만 준중형차라는 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적어도 ‘소음’ 측면에선 중형차를 타는 느낌이 들었다면 과장일까.

정지 상태에서 가속하는 느낌도 경쾌했다. 그러나 시속 90km 지점에 이르러서는 이 같은 경쾌함이 이어지지 못하고 잠깐 ‘주춤’하는 느낌이 들어 안타까웠다.

편의장치는 준중형차 수준에서 볼 때 다소 사치스럽다는 느낌을 들 정도로 화려하고 다양했다. 좌석을 데워주는 열선시트, 주변 밝기에 따라 헤드램프가 자동 작동하는 오토라이트 헤드램프 등이 대표적인 편의장치.

또 차체에 충격이 가해질 경우 잠긴 문을 자동적으로 열어 줘 충돌사고시 운전자의 탈출을 도와주는 장치가 설치됐다. 이 밖에 운전자가 운전 중에 ‘별로 쓸 일이 없는’ 왼발을 쭉 펴고 쉴 수 있는 발판을 별도로 마련해 놓는 등 운전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들이 많이 보였다.

디자인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렸다. 시승에 동승했던 한 친구는 “특히 볼륨감 있는 측면 디자인이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다”고 높은 점수를 준 반면 다른 친구는 “과거 현대자동차의 아반떼는 ‘고양이 눈’을 닮은 후면램프 디자인을 내놓아 충격을 줬다. 그러나 쎄라토는 그 같은 독창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쎄라토를 타본 뒤 이제 준중형차에서 만큼은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로선 준중형차 시장에서 쎄라토라는 훌륭한 대안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은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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