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콕씨 부부, 장애아 25명 입양… ‘행복 25배’

  • 입력 2003년 11월 27일 18시 31분


“가족은 피가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입니다.”

무려 25명의 장애인들을 입양해 대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텅턴 비치의 짐 실콕(41), 앤 벨즈(40) 부부는 이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되는 26일 이들 부부의 삶을 커버스토리로 소개해 미국 전역에 감동을 던졌다.


입양한 25명의 장애인 자녀들과 가족 사진을 찍은 짐 실콕-앤 벨즈 부부(가운데).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기해 소개된 이들의 스토리는 미 전역에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제공 USA투데이

이들 부부가 25명의 장애인으로 가족을 이루게 된 것은 부인 벨즈씨가 결혼 전인 19세 때 어린이 한 명을 맡아 돌보면서 시작됐다.

벨즈씨는 다섯 살 때 부모를 따라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를 각색한 뮤지컬 영화 ‘올리버’를 보고 감동받아 고아들을 입양해 키우기로 결심했다.

그는 혼자서 9명의 장애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던 1998년 컴퓨터 온라인 데이트로 남편 실콕씨를 만났다.

실콕씨는 25세 때인 87년 다이빙 사고로 목을 다쳐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장애인이었다. 그런데도 벨즈씨는 일주일도 안돼 실콕씨와 결혼하기로 결심했다.

이 부부는 결혼 후 친자식을 낳지 않고 입양을 계속해 현재 미국 국내는 물론 동유럽 등 해외에서 입양한 3∼25세 ‘아들’만 25명을 뒀다. 아들들은 뇌성마비부터 자폐증에 이르는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갖고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생활하기 힘든 상태다.

이 부부는 매일 오전 5시부터 잠자리에 드는 자정까지 14명의 보조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들을 돌보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보조인들에게 들어가는 월급만도 월 1만4000∼1만6000달러. 식료품비로만 월 5600달러(약 670만원)가 들어간다.

실콕씨 부부는 연방입양지원 프로그램에서 18세 미만의 아들 13명에 대해서는 월평균 1100달러씩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

부인 벨즈씨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산과 정부의 의료혜택이 있기에 이들 부부는 생활이 가능하다.

이 부부는 하루 종일 자녀들을 돌보는 삶에 만족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여유가 있는 한 계속 어려운 아이들을 입양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입양기관에서 보호받는 어린이가 54만여명이나 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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