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서울지역 부동산시장이 주춤하자 많은 떴다방과 전주(錢主)들은 충청도, 부산, 대구 등 지방으로 향했습니다.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시장에서도 분양권은 큰손(주식시장의 기관투자가 정도로 보면 됩니다)에서 소액 실수요자(개미투자자)로 흘러갑니다.
이를 도식화하면 ‘서울 큰손 및 떴다방→지방 떴다방→지방 투자자’로 분양권이 팔려나간다는 겁니다.
자금력이 풍부한 큰손들이 초기 투자부담을 감수하며 투자해 프리미엄 등이 생기고 거품이 끼면 개미투자자들이 단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형국입니다.
실제로 대전 노은지구에서 올 3월 분양된 30평형 아파트는 당첨자 발표 즉시 로열층을 기준으로 5000만∼6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었습니다.
이게 다시 지역 떴다방에 넘어가면서 프리미엄은 1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때부터 지방투자자들이 덤벼듭니다. 5, 6개월 사이에 1억원을 벌 수 있다는 사실만 본 겁니다.
하지만 10월 말 이후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대책의 영향을 받은 이런 물건들은 가격이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최고 2억5000만∼2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분양권이 2억1000만∼2억200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순식간에 3000만∼4000만원이 날아간 셈입니다.
그나마 나중에 입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사람은 사정이 낫습니다.
은행빚까지 얻어 쓴 투자자들은 미칠 지경이랍니다. 급매물로 내놓아도 팔리지는 않고 언제까지 값이 떨어질지 짐작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며 기자는 폭탄돌리기 같은 투자게임의 희생양이 언제나 개미투자자나 없는 사람에게 끝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김창원 경제부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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