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류독감, 방역조차 제대로 못하나

  • 입력 2003년 12월 21일 18시 43분


충북 음성군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남 천안시 오리농장에서 조류독감이 확인됐고 충북 청주, 전남 나주, 경북 경주시에서도 조류독감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닭과 오리가 발견됐다. 조류독감이 들불처럼 번지는데도 감염경로조차 확인되지 않아 큰 피해가 우려된다.

충북 음성군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남 천안시, 경북 경주시, 전남 나주시의 닭 또는 오리농장에서 조류독감이 확인됐고 충북 청주시에서도 조류독감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오리가 발견됐다. 조류독감이 들불처럼 번지는데도 감염경로조차 확인되지 않아 큰 피해가 우려된다.

가축 전염병은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일부 공무원과 군인들이 인체 감염 가능성 때문에 도살 및 매립작업에 나서기를 꺼려 위험지역 안에서도 방역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부 초소에는 약품공급이 안돼 제때 소독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정부는 군경과 공익요원들을 확대 투입해 인력 부족으로 조류독감이 확산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방역요원들의 감염 공포를 없애주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다.

인체 감염 가능성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실험 결과가 나오는 한 달 뒤에나 최종 확인될 수 있다. 그러나 조류독감에 무방비로 노출된 종계농장 종사자들이 잠복기를 넘겼는데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번 조류독감은 인체에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철저히 대비는 해야 하겠지만 치사율이 높은 사스가 온 것도 아닌데 방역작업마저 차질을 빚어서야 되겠는가.

조류독감에 대한 경계심리로 닭과 오리고기의 소비가 급격히 감소해 가금(家禽) 사육농가와 치킨 업체 및 식당 등의 타격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닭고기, 오리고기를 익혀 먹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공연한 공포심은 가금 사육농가와 관련 산업의 피해를 키울 뿐이다.

정부는 초기 대응에 소홀했던 책임을 면키 어렵다. 방역과 피해농가 지원 등 사후대책에나마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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