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폭파사건 3개월여 뒤인 1988년 3월 일본 주간지 ‘그라프 곤니치와’는 72년 11월 2일 평양 교외의 한 공항에 동원된 소녀들의 사진(사진 2)을 공개하면서 이중 고개를 숙인 소녀(원안)가 폭파범 김현희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일본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赤旗)’의 하기와라 료 평양 특파원이 이 소녀를 김현희로 지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후 이 소녀는 김현희와 달리 귓불이 있다는 지적 때문에 한때 ‘김현희가 북한 출신이냐 아니냐’는 논란까지 빚어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자매 주간지 ‘요미우리 위클리’ 신년호는 당시 평양 교외의 헬리콥터 공항에서 한국 대표단을 기다리는 북한 소녀들의 사진을 다시 공개하면서 김현희는 이 사진의 세 번째 소녀(사진 1의 3번 소녀)가 틀림없다고 보도했다.
당시 요미우리신문 사진 기자가 쵤영한 이 사진을 법인류학을 전공한 도쿄치과대학 하시모토 마사지(橋本正次) 조교수에게 감정을 의뢰한 결과 동일인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하시모토 교수는 “폭파사건 후 김현희와 소녀의 사진을 나란히 해서 보면 눈썹 눈 코 입술 등의 위치와 모양새가 거의 동일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또 “사진 속 세 번째 소녀의 입을 확대해서 관찰하면 반쯤 열려 있고 앞니 2개가 드러나 보인다”면서 “왼쪽 앞니가 약간 크고, 오른쪽 앞니가 작아 약간 위로 올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특징이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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